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의 국회 특별 상영회가 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와 가족대책위가 주최하고 국회 국민안전혁신특별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 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의원들이 함께 자리를 마련한 이날 상영회에는 100여 명의 시민들도 참석했다.

또 40일이 넘는 단식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던 ‘유민아빠’ 김영오 씨와 단원고 희생자 고 문지성 양의 아버지 문종필 씨 등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도 함께 했다.

국회 상영을 주관한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인사말에서 “다이빙벨 영화를 보기 원하는 분들과 보기를 원치 않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며 “보기를 원치 않는 분들은 지난 가을 부산 국제영화제 출품도 이런저런 이유로 막으려고 했지만 오늘은 추운 겨울의 길목에서 꼭 영화를 봐야겠다고 갈망하던 분들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들이 세월호 특별법 논의가 시작되는 시점에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시사회를 하는 것이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날 상영회 자리를 마련한 이유를 설명했다.

ⓒ  ‘go발뉴스’(최철)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다이빙벨의 투입이 해경에 의해 여러 차례 좌절되고 실제 사고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지 않는 일부 언론의 모습에 관객석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상영 후 이상호 감독은 “언론이 제 역할을 했으면 영화를 만들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며 “(언론이)유가족 입장에서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거짓을 조장하고, 아이들보다는 이를 책임져야하는 권력의 상층부를 구조하는데 급급해 이런 영화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인양하고 구조해야하는 진실들이 아직 팽목항에 남아있다”며 “이 영화를 통해서 다시 세월호의진실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故 문지성 양의 어머니 안영미 씨는 국회에서 영화가 상영되는 것에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안 씨는 “처음 국회에 들어와 단식하며 12일정도 살았더니 낯설지 않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조금 높은 곳에 있는 국회에서 밑을 내려다보니까 이 나라 사람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런 사람들(국회의원들)을 믿고 살다니 너무 불쌍했다. 저도 불쌍했지만 전체 나라 국민이 봐지더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처음에는 선장과 선원들만 나쁜 사람이라 생각했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까 밑에부터 위까지 비리를 저질러서 종이배가 됐고 거기에 우리 아들들을 태운 것이다. 그래서 진상 규명을 원하는데도 그것을 못해주고 오히려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비판했다.

안 씨는 “처음에는 아이들을 위해서였지만 이제는 이 나라에 세월호 참사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저희들이 필요한 것은 진상규명이다. 영화를 보고 많이 아셨을 테니까 힘을 주셔서 진상이 규명되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문 양의 아버지 문종필 씨는 “그 당시 언론은 믿을 곳이 하나도 없었다”며 “영화 속 화면보다 10배, 20배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카메라의 눈은 한 방향이었다”며 당시 현장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언론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찌라시 한 장에 창피하다고 했는데, 산 목숨을 그렇게 죽여 놓은 것은 창피하지 않는가”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힐난하기도 했다.

▲ ⓒ 시네마달

이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한 시민이 이상호 감독에게 다이빙벨에 주목한 이유를 물었다. 이에 이 감독은 “유가족들이 언론에 몰매를 맞는 것을 보면서 억울함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이빙벨은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심해 구조에서 가장 기본적인 장비”라며 “구조하겠다면서 이를 준비하지도 않고 오히려 다이빙벨을 가지고 온 사람을 쫓아냈던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해난 교통사고와 조류가 거세 구조가 힘들었다는 정부의 설이 얼마나 엉터리인가를 고발하기 위한 가장 직접적인 수단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영화 내용은 국가 살인을 정면으로 고발하는 내용이다. 현장에서 확인한 날것 그대로”라며 “진실만을 담은 영화가 극장에서 쫓겨나고 있다. 부디 극장에서 영화가 지켜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또 “연말 해외 유수 국제영화제에 가지고 나갈 것이다. 수십 개국의 기자 앞에서 세월호의 진실을 외치고 무책임한 대한민국 정부를 규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