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발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특별조사위 예산과 사무처 구성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공방은 예산 논쟁을 넘어 일부 조사위원회의 정치적 성향으로 번질 모양새다.

논란의 불씨는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대표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김 수석대표는 지난 16일 세월호 특별 조사위원회 구성을 지적하며 “이 거대조직을 구성하는 사람은 ‘세금도둑’”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김 수석대표의 발언에 이어 18일 여당 추천을 받은 황전원 조사위원은 별도 성명을 내고 공방에 가세했다.

▲ 새누리당 황전원 위원(왼쪽),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

그러면서 현재 설립준비단이 준비한 4국 13국 120명의 사무처 운영계획을 실무자 중심으로 변경, 특별조사위원도 무보수 명예직으로 근무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김 원내수석대표의 지적과 비슷한 내용이다.

황 위원의 이 같은 요구에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협상 중인 사안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사람은 조사위원의 자격이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서 원내대변인은 황 위원의 과거 여당 공천신청 전력을 거론하며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물이기에 조사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황 위원은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즉각 반박했다. “투명한 운영으로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세월호 조사위원의 주장 대해서 격려나 칭찬은 하지 못할망정 사퇴라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어떤 부분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내용인지 밝혀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황 위원은 또  “세월호 조사위 활동과 관련해 무엇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는지, 세월호 조사위의 운영에 대한 저의 발언이 왜 사퇴 이유가 되는지 명백히 밝힐 것을 요구한다”며 “공당의 원내대변인이 공개적으로 사퇴 운운하는 것은 지시나 간섭을 넘어 협박으로 스스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의 지적에 서 대변인은 다시 반론을 제기했다. 서 대변인은 “진짜 세금도둑은 30조원의 4대강, 50조원의 해외자원외교비리, 예측할 수 없는 방산비리 등 새누리당이 여당으로 있으면서 했던 사자방 비리가 진짜 세금도둑”이라며 “진짜 세금도둑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제일 가슴이 아픈 것은 특위의 내부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그 특별법 만들기를 주도했던 새누리당 의원이 정치적 압력을 넣는 것”이라며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사실인 양 이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새누리당 추천 특위 위원은 자격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