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일반노조와 시민단체가 삼성SDI의 노동자 사찰 관련 자료를 공개하며 이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1월 삼성 SDI 전 인노사 담당자로부터 받은 노동자 사찰문건을 공개하며 “삼성이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결사 자유와 인권을 유린한 구체적 증거”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공개한 이른바 ‘2012 S그룹 노사전략’ 문건과 관련해 검찰의 이건희 회장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등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이들은 해당 문서에 비노조 체제 강화, 전 사원 비노조철학 재무장, 퇴직자 모임 동향 및 현장 노동자 모임 등을 사찰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노동자들을 이른바 KS(관심사원)과 MJ(문제사원)으로 분류해 집중 관리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건은 노동자를 사찰한 인노사부서장과 임원들의 이름이 실명으로 적시돼 있고, 사찰 노동자 역시 실명으로 기록돼 있다”며 “해당 문건에 대해 사생활과 인격권 침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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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을 맡은 이영기 변호사는 “해당 문건을 검토한 결과, 삼성 SDI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2001년, 2002년, 2007년 작성 문건으로, 모두 부당노동행위 등과 관련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공소시효가 다 지났지만, 2007년 문건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는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또 문건을 입수한 지난해 11월로부터도 3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며 “문건을 보면 해고자와 정규 직원의 만남을 미행하고 추적하고, 회의 자리에서 이야기했던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다. 이는 불법 도청 등이 아니면 외부에서 파악하기 힘들다. 상당한 불법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인 사생활과 인격권 침해에 대한 위자료를 1인당 2000만 원 정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1일 오후 관련 소장을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