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 연계를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본회의를 앞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여야 지도부가 회동했다. <사진제공=뉴시스>

5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28일 오후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개정 문제로 충돌했던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국회가 세월호 시행령에 대한 수정권을 확보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다.

또 오는 6월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점검소위’를 구성해 시행령 개정 요구안을 만든 뒤,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하기로 결정했다. 점검소위는 소위원장을 비롯해 농해수위 소속 여야의원 각 3인으로 구성된다.

다만 새정치연합이 요청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의 조사 1과장을 검찰 서기관에서 민간으로 뽑아야 한다는 사안은 합의안에서 제외됐다.

새정치연합은 핵심 보직인 조사1과장을 공무원이 맡은 경우 특조위의 독립성이 침해된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조사 1과장 교체 요구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협상 결렬도 불사하겠다”고 반대해 야당은 이 요구를 철회하기로 했다.

불편한 청와대 ‘시행령 수정권 부여’ 난색

여야는 또 특조위의 활동기간을 조사위 사무처 구성이 완료되는 시점부터 산정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시행령 개정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농해수위에 시행령 점검소위가 구성되더라도 새누리당이 다수여서 시행령 개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야당으로선 여전히 숙제를 안게 된 셈이다.

세월호 시행령 개정을 강제할 수 있도록 국회법을 개정한다는 대목으로 두고 새누리당 내부에서 논란도 일었다. 김재원 의원 등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이날 의원 총회에서 “삼권분립을 침해하는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이에 새누리당 지도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위헌 논란을 걸러내자”며 재협상을 시도했으나 새정치연합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의원들에게 협상권 위임을 받은 유승민 원내대표는 애초 합의문을 관철하기로 하고 이종걸 원내대표와 합의문에 29일 오전 1시께 서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국회의 시행령 수정권 부여를 두고 난색을 표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2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법률 집행을 위한 정부 시행령을 국회가 좌지우지하는 듯한 개정안은 행정부의 고유 시행령 권한까지 제한하는 것”이라며 “행정부 권한이 사실상 마비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