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봄 개편을 앞두고 박정희 정권을 중심으로 한 현대사 다큐멘터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KBS새노조와 시민단체는 “박근혜 정권의 요구사항인 현대사에 대한 의식 교정 프로그램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KBS는 국영방송이 아니라 공영방송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KBS는 이번 개편에서 토요일 저녁 8시에 편성 예정이었던 중소기업 관련 프로그램 <히든 챔피언> 대신 <격동의 세월>(가제)을 편성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KBS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지난 1월부터 외주제작 공모를 통해 ‘현대사 다큐’를 추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념하고 관계없는 현대사 중에서 사건·사고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게 기획의도지만 민감한 현대사 문제를 외주제작국에서 다룬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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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
KBS새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격동의 세월>을 비밀리에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부서는 최초 다큐국이었으나 내부 반발을 의식해 외주제작국으로 바꾸고, 2달여간에 걸친 편성 실무진의 반대의견도 계속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KBS새노조는 5일 성명을 내고 “우리 현대사의 상당 부분은 박정희 정권 18년이다”며 “독재정권 시절에 대한 그간의 엄혹한 평가에 대해 억울한 심정을 갖고 있을 박근혜 정부에게 아주 매혹적으로 미화한 ‘현대사 뒤집기’는 매우 입맛을 다실 프로그램 아니겠는가?”라며 비난했다.
이들은 “새 정부가 출범한 시기에 새로이 편성되는 현대사 프로라면 누구라도 이 프로의 기획의도가 박 대통령 개인을 위한 한풀이 프로일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새노조는 프로그램의 제작에 대해서도 강한 반발을 보였다. 지금까지 시사나 역사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해당 프로가 갖는 사안의 민감함으로 내부 제작을 원칙으로 해왔었지만 이번의 경우 외주제작사에게 맡겨졌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측의 지시를 일방적으로 반영시키기 위해서다”며 “내부 인력을 통해 제작할 경우 제작실무진의 반론이 제기될 것이 뻔하다. 그러나 외주사를 동원하면 그러한 반론이나 반발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결국 경영진이 원하는 바가 일방적으로 반영된, 박근혜의, 박근혜를 위한 현대사 프로그램이 깔끔하게 생산될 것이다”며 비꼬았다.
이와 관련,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찬 기획국장은 6일 ‘go발뉴스’에 “KBS는 이명박 정권에도 친일파 등 정권의 보수세력 입맛에 맞춰서 역사 다큐를 만들었다”며 “당시도 뉴라이트의 발언과 그들의 역사관에 맞춰 재구성하는 프로그램을 했었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그 성격에 맞춰 박정희 미화 다큐를 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국장은 “KBS는 국영방송이 아니라 공영방송임을 자각해야 된다”며 “대통령이 시켜서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입맛에 맞는 방송을 하기 위한 이런 행동들은 심히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다큐 편성 논란에 KBS 측은 ‘go발뉴스’에 “개편안은 4월 즈음해서 나올 예정이다”며 “(프로그램에 대해)말들이 많은데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어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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