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6 가족협의회 소속 유가족들이 항의방문을 하기 위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를 방문, 경찰병력이 제지하자 청사앞 도로에 앉아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4.16가족협의회(이하 가족협의회) 소속 유가족 4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 안산에서 버스를 타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를 찾았다. 가족들은 해수부의 사단법인 불허 처분에 항의하며,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일부 가족들이 청사 진입을 시도하자 이를 제지하려던 경찰과 약간의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은 전명선 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간부의 출입만 허용, 나머지 가족들은 청사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다.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앉은 가족들은 “끝까지 하겠다”는 구호를 외치며 임원들을 기다렸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전 위원장은 “해수부가 법인 설립은 아니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가족협의회를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함께 논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해수부가 세월호인양추진단을 통해 수중촬영과 유실방지, 방치 부분에 소통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가족협의회 위원장으로서 해수부와 이런 유치찬란한 대화를 한 자체가 부끄럽지만 법인설립이 안되더라도 희생된 아이들을 마음 속에 담고 의기소침해 하지 말자”고 말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주무부처인 해수부가 마땅히 해야할 직무와 소관을 회피하고 있다”며 “무능하고 무책임한 해양수산부는 당장 해체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세월호 유가족들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앞에서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앞서 해수부는 지난 15일 밤 공문을 통해 가족협의회 법인설립 불허를 통보했다. 법인 설립 신청서를 제출한 지 한 달 만에 돌아온 답변이었다.

가족협의회가 공개한 해수부 공문에는 ‘귀하 단체 주요산업은 해양수산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등에 따른 해수부의 직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고, 세월호 관련 특별법의 취지에도 부합되지 않으므로 불허가함을 알려드린다’고 적혀 있다.

이에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관련 1년 2개월간 모든 과정에서 항상 주무 부서는 해수부였다”며 “이제와서 직무 범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다”고 반문했다. 비영리를 목적으로 사단 또는 재단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해수부는 일부 언론을 통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법인을 대상으로 자료제출 명령과 사무 및 재산 상황 등의 검사·감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불허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