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농민 백남기 씨가 경찰이 쏜 직격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 지 21일로 100일을 맞았다.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과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며 백씨의 고향인 전남 보성에서부터 서울까지 17일간 도보순례에 나선 ‘백남기대책위’(이하 대책위)는 이날 대전시청 앞에서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사건 100일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21일 대전시청 앞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사건 100일 규탄 기자회견’에서 백남기씨의 큰딸 백도라지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백남기대책위>

이들은 백씨의 현 상태에 대해 “백남기 농민은 사실상 회생 불가능 판정을 받았다”며 “기적이 아니면 회생할 수 없다는 게 의료진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계와 약물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고 자신의 의지로 하는 신체활동은 심장이 뛰는 것밖에 없는 죽음에 이른 상황이나 다를 바 없다”며 “그럼에도 한 사람의 국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자들은 일언반구 반응조차 없다. 이게 나라냐. 이게 국민을 위한다는 권력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11월 14일, 13만이 넘는 국민들의 요구는 단 하나 ‘정부는 제발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 하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이런 국민의 목소리를)차벽과 물대포로, 폭력적인 공권력으로 공격하고 철저히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3년차, 물대포 직사로 차가운 아스팔트에 내동댕이쳐진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며 “그래서 이 사건은 공권력이 국민을 상대로 가한 명백한 국가폭력이며 백남기 농민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짓밟힌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백남기 농민을 쓰러뜨린 국가폭력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언제라도 국가폭력의 대상이 될 것이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우리는 반드시 늘 기억하고 계속해서 외칠 것”이라며 “민중이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고 이 땅의 주인이 박근혜 정부가 아니라 국민임을 선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보순례단은 이날 대전을 지나 공주, 천안, 평택, 수원, 안산, 안양을 거쳐 오는 27일 서울에 도착,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제4차 민중총궐기 및 범국민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