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초호화 외유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온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송 주필은 김진태 의원의 2차 폭로 이후 <조선닷컴>을 통해 “최근 검찰의 대우조선해양 수사과정에서 저와 관련된 각종 의혹들이 제기된 것을 보고 저는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 주필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주필직을 사임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송 주필은 “이번에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의혹에 휘말리게끔 된 저의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독자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6일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1년 9월 남상태(66‧구속기소)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로 의심받는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박씨와 유력 언론사의 논설주간을 ‘호화 전세기’에 태워 유럽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닌 사실을 확인했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은 또 29일 유력언론인이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라고 실명을 공개, “당시 여행일정은 그리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베니스 로마 나폴리 소렌토, 영국 런던 등 세계적 관광지 위주로 짜여 있다”면서 “초호화 요트, 골프 관광에 유럽 왕복 항공권 일등석도 회사로부터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박수환 게이트’에 연루된 유력 언론인이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 의원은 “해당 언론인이 그 출장에서 유럽 왕복 1등 항공석을 제공받고 하루 3340만원짜리 요트 항해를 즐기는 등 총액 2억원 이상이 든 관광을 즐겼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언론인의 부인이 이에 앞서 당시 산업은행장의 부인과 함께 대우조선의 선박 명명식을 주도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 사퇴와 관련해 국민의당은 “송희영 주필이 기업에 과도한 접대를 받았다면 이는 언론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다. 이와 관련해서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란다”면서도 “새누리당 의원이 고위 언론인의 실명을 거론하고, 묻지마식 문제제기로 청와대에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금주 수석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조선일보의 경우 최근 우병우 수석의 비리혐의에 대한 의혹제기를 지속적으로 보도해왔다”며 “하필 지금 시점에 조선일보 주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청와대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병우 수석을 구하기 위해 청와대가 권력으로 언론을 제압하려해서는 안 된다”며 “언론인에게 의혹이 있으면 수사를 의뢰해 응당한 처분을 받게 하면 그만이지, 이번처럼 꽁꽁 숨겨두다가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치졸한 방법으로 언론을 탄압하는 행위는 중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런가하면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송 주필 사의 표명을 두고 “조선일보의 우병우 공격이 더 날카로워질까요, 무뎌질까요?”라고 궁금증을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