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이 5일 오전 전남 목포시 호남동 목포신항만 취재지원센터에서 이날 진행될 모듈 트랜스포터 시운전 계획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해수부가 세월호 육상거치 작업 차질을 예상하고도 피해자 가족들과 언론에 ‘거짓 브리핑’을 하는 등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관련기사 ☞ 해수부, 미수습자 가족 모르게 ‘언론 브리핑’…불신 커져>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4일 오전 10시경 열린 해수부 정례브리핑에서 취재진은 전날부터 추진된 21개 천공작업과 모듈 트랜스포터 추가 도입 등을 놓고 인양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수차례 물었다.

이에 이철조 현장수습본부장은 “오는 5일 모듈 트랜스포터들의 시운전 테스트를 할 계획”이라며 “6일 육상으로 이동하는 것이 목표”라고 답했다. 하지만 상황은 반나절 만에 180도로 바뀌었다.

오후 브리핑에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해수부는 육상거치를 7일로 데드라인을 잡았는데 (세월호 무게가 대폭 늘어나)안될 것 같다”며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7일을 못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노컷>은 김철승 선체조사위원이 “아침에 현장에 갔는데 배 중량이 늘어날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큰일났다’ 싶었다”고 밝혔다며 “즉 이날 오전부터 이미 선체 무게를 추산하는 상하이샐비지 측 등은 세월호 무게가 크게 늘어나 인양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을 예상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수부가 이미 이날 아침부터 세월호 무게가 대폭 늘어나 사실상 일정대로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오전 브리핑에서는 이런 사실을 은폐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심지어 해수부는 선체조사위가 브리핑을 하던 오후 5시 파손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 좌현의 찢어진 철판을 잘라냈다.

조사위가 오후 브리핑을 진행하던 시점은 해수부가 이미 오는 7일 육상 거치가 불가능하고, 기존 모듈 트랜스포터로는 세월호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때다.

<노컷>은 “즉 철판을 자를 시급한 이유도 없어지고, 철판 파손의 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위가 언론브리핑을 준비할 시점에 해수부가 철판 절단을 강행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조사위에는 자료 은폐를, 언론엔 거짓으로 일관하고는 파손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철판까지 슬그머니 절단하는 해수부의 행적으로는 없던 ‘음모론’도 생겨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앞서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에 방해된다면서 차량용 출입문을 잘라낸 바 있다.

이와 관련 같은날 <SBS>는 “2년 전 바닷속 세월호를 음파탐지기를 이용해 복원했던 영상을 확보해서 봤더니, 배 뒤쪽이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해수부도 이 영상을 몰랐을 리가 없는데 (침몰 원인을 밝힐 증거 가운데 하나인 차량용 출입문을)왜 별다른 조치 없이 있다가 인양이 시작된 다음에야 절단한 건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량용 출입문의 파손 여부를 해수부가 미리 알고도 보존조치를 안 했다면, 사고 규명을 위한 선체 증거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 5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이 선미부분을 부두에 대는 종접안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SNS를 통해 “오늘도 또 세월호는 상처를 입고 누워있다. 세월호를 바라보며 함께 누웠지만 여전히 주먹구구식 작업이 반복되고 있어서.. 이번주에 육상거치가 안될 것 같아서 머리만 복잡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5일에도 유 위원장은 “비가 내린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가 제대로만 했으면 이미 육상거치하고 미수습자 수습에 한창이었을 세월호는 여전히 바다위에 떠있다”며 “선체조사위원회 뒤에 숨으려는 해수부가 원망스럽다. 이러려고 선체조사위 만드는데 해수부가 서둘렀던 거냐”고 따져 물었다. 

▲ 4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만 취재지원실에서 미수습자 조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씨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를 더이상 믿을 수 없다"며 돌아서고 있다. 뒷편에 김창준 위원장이 서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