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은정 검사 <사진제공=뉴시스>

상부의 ‘백지구형’ 지시를 따르지 않고 과거사 재심사건에 무죄를 구형했다가 징계를 받은 임은정 검사에 대해 대법원이 ‘징계무효’를 최종 확정했다. 징계 처분 4년 8개월 만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31일 대법원3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임 검사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1심은 임 검사가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따르지 않고 무죄 구형을 강행한 것은 징계사유로 인정했지만 정직 4개월 처분은 과하다며 징계 취소 결정을 내렸다.

또 2심은 “백지구형은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에서 정한 적법한 의견 진술로 보기 어렵다”며 백지구형 자체가 적법한 지시가 아니기에 징계 역시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으로부터 징계 취소 확정 판결을 받은 임은정 검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고 불의는 정의를 범할 수 없다”며 “저는 포기할 수 없었고, 그래서 포기하지 않았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어 “지난 5년 많이 고단했고, 힘겨웠지만 많은 분들의 기도와 응원으로 견뎌냈다”면서 “검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데, 직을 걸어야 했던 불행한 시대가 이제 저물었다고 믿어도 되겠지요”라고 적었다.

그는 “60, 70년대에나 일어난 법한 일이 2010년대에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너무도 참혹한 비극 같은 현실이었지만, 그 잘못을 바로잡는데 제 몫이 있었던 것은 영광”이라고 전하며 “대한민국 검사.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