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김건희 씨를 겨냥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 요구에 불응한 사람은 원칙대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 전 지검장은 17일 KBS1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는) 대선 전에는 대선을 이유로, 대선 후에는 별 이유 없이 소환에 불응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 <이미지 출처=KBS1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 유튜브 영상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조선일보와의 신년 단독 인터뷰에서 “몇 년이 넘도록 (장모와 아내 등) 가족에 대해 뭐라도 잡아내기 위한 수사를 했다”고 강변한 데 대해 그는 “당시 총장이 현직에 있는 상황에서 검사들이 가족 수사에 엄청난 심리적 부담을 느꼈다. 심지어 이후에 ‘(장모는 누구에게도) 10원 한 장 피해를 준 적이 없다’는 말이 보도되었을 때도, 수사 검사나 공판검사는 심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이미 무혐의로 결론 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사건 등에 대해서는 검찰이 재수사까지 벌이고 있는 데 대해 그는 “추미애 장관 아들 사건은 윤 전 총장 시절 사건”이라며 “최종 지휘권자가 윤 전 총장”임을 상기시켰다.

이어 “총장 승인을 받아가면서 수사를 진행했고, 수사 결과도 총장 승인을 받아 불기소한 사건”이라며 “다시 수사한다니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말인가. 이러니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는다”고 질타했다.

추미애 전 장관 아들 사건 등 재수사 사건에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검사들이 대거 관여된 데 대해 이성윤 전 지검장은 “윤석열 사단이니 하는 검사들 때문에 검찰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른바 친윤 검사들은 민생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보복 수사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있다”면서 “이런 검사들에게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한 수사가 아니라 과연 국민을 위한 수사를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성윤 고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20년 한동훈 당시 검사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채널A 사건’ 관련 수사기록을 박은정 부장검사에게 무단 제공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박 부장검사는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서 이 수사기록에 근거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6월 무혐의 처분됐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지난해 6월 서울고검이 재기 수사 명령을 내려 현재 재수사가 진행 중이다.

관련해 이 전 지검장은 “제가 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법무부가 ‘채널A 사건’ 감찰을 위해 중앙지검에 수사기록을 요청했다. 저는 법무부 감찰규정에 따라 감찰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이게 직권남용이라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며 “오죽했으면 2021년 6월 중앙지검에서 ‘혐의없음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겠나”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검찰이 재수사에 나선 데 대해 그는 “윤 전 총장은 ‘채널A 사건 수사 및 감찰을 방해했다’ ‘판사 사찰 문건을 전달했다’는 등의 이유로 중대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된다. (결국) 중대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대통령이 된 셈”이라며 “그러니 기를 쓰고 막으려고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