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뒤늦게 신속 수사를 지시 한 데 대해 야당은 “고발장이 접수되고 5개월 동안 조금도 움직이지 않던 검찰이 별안간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니 조금도 신뢰가 가질 않는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 관련기사: 이원석 ‘김건희 명품백’ 수사 지시…尹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는?)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4일 서면브리핑에서 이 같이 지적하고는 “오히려 갑작스런 검찰총장의 신속수사 지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피해보려는 꼼수는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22대 국회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이니 부랴부랴 수사하는 시늉이라도 내며 특검 거부를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고는 “빈 수레만 요란한 검찰수사는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 요구만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관련 보도 영상 캡처>

관련해 한국일보는 6일자 “고발 5개월 만 ‘명품백’ 수사··· 주가조작 사건은 언제 하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검찰이 지금에야 수사 의지를 밝힌 것도,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이 김 여사 의혹 관련 특별검사 법안 재추진을 공식화하자 마지못해 나선 것이라는 인상이 짙다”며 “윤 대통령 부부에게 면피만 주려는 특검 방어용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 나오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사설은 “더구나 명품백 사건보다 혐의가 무거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선 검찰이 여전히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검찰이 최소한의 신뢰라도 회복하려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검찰은 이미 김 여사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22억9,000만 원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김 여사가 시세조종 ‘선수’인 증권사 직원에게 보고를 받은 사실도 다른 피의자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다”고 상기시키고는 “이런 의혹들을 그대로 둔 채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만 수사한다면 특검 필요성만 부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도 같은 날 “김 여사 의혹 미적대던 검찰, 명품백 수사로 ‘리스크’ 덜어내나”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반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는 ‘감감무소식’”이라며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이 사건이 고발된 지 4년 넘도록 김 여사를 소환 조사하거나 처분하는 등 사건 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심 법원은 관련자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김 여사 계좌 최소 3개가 주가조작에 활용된 것으로 인정했다”고 짚고는 “김 여사가 단순한 ‘전주’인지, 핵심 공범으로 주가조작에 가담했는지 여부가 수사로 규명해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