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문인 137명이 ‘정권교체를 바란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일간지에 게재한 것과 관련,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 93조 위반으로 소설가 손홍규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25일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선관위가 선언문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문제를 삼은 부분은 ‘독재자’라는 표현과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간절히 기다린다’, ‘그 답은 정권교대가 아닌 정권교체’라는 표현 등이다. 선관위는 이 부분이 사실상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판단해 실무를 담당한 손씨를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젊은 문인 137명이 한 일간지에 게재한‘정권교체를 바란다'는 내용의 선언문 전문

서울시 선관위 지도과 심현민씨는 27일 ‘go발뉴스’에 “신문광고 일부 내용이 선거법 93조에 위반된 부분이 있어서 고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문제가 된 구체적인 문구에 대해서는 공개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지 공개하면 피의사실공표에 해당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보도자료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관위 측은 “향후 보도자료를 낼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직선거법 93조는 광고의 형평성에 관한 조항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시민단체에서 선거법에 대한 개정안을 청원할 때 건들지 않았던 몇 개 조항 중 하나가 신문이나 TV에 광고하는 것”이라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는 “만일 신문·TV광고가 허용이 되면 돈 있는 사람들, 특히 재벌 같은 사람들이 신문과 방송을 자기네들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광고로 도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것은 몰라도 돈 있는 사람과 돈 없는 사람들 간의 형평성에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이 신문이나 방송 광고이기 때문에 이번 사안은 단순하게 접근하기가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부산작가회의는 26일 성명서를 내고 “137명의 젊은 문학인들은 자신들의 문학적, 사상적 양심이 이끄는 바에 따라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적법하게 공표했을 뿐”이라면서 “젊은 작가들의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고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 박근혜식 대통합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지금 일련의 조치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박 당선인)사고체계의 소산인지, 앞으로 그가 펼칠 문화예술 정책의 실체인지 박근혜 당선인은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부산작가회의 성명서 전문 ⓒ '부산작가회의' 홈페이지

선언에는 김연수, 천명관, 백가흠, 박민규, 박성원, 권여선, 하성란 등 소설가 56명과 김선우, 나희덕, 장석남, 김민정, 박후기 등 시인 81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