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이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서 200일 넘게 농성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천막 13개를 설치한 서울시 공무원들이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시스>에 따르면 23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서울시 행정국장, 도시재생본부장, 도심관리팀장 등 공무원 7명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는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정의로운 시민행동’이 이들 공무원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정의로운 시민행동’은 지난해 8월 박원순 서울시장과 역사도심재생과장 등 3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시가 세월호 유족들에 농성을 위한 천막을 제공한 것은 ‘시민이 평화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광장 환경을 조성해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서울시 조례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고발 건을 종로경찰서로 내려 보냈고, 경찰은 지난해 11월 광화문광장 관리 담당 실무자인 서울시 역사도심재생과장과 도심관리팀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천막을 설치한 총무과장과 서무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또 경찰은 지난달 말 서울시 행정국장에 대해 출석을 요구했지만 서울시가 응하지 않자 이달 초 시 도시재생본부장과 행정국장에 대해 서면조사를 벌였다.

서울시는 “경찰 측에서 보완조사에 대한 답변 요구가 와 준비 중”이라며 “시민단체가 고발한 건이기 때문에 조사에 응하면서 결과를 지켜보는 상태”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일부 유족이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을 벌이자 만약의 불상사에 대비한다는 취지로 서울시 소유 천막 13개설치 등을 지원하고 있다.

▲ ⓒ 강주희

이와 관련해 세월호참사대책위 박주민 변호사는 ‘go발뉴스’에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면서 적극적으로 천막 설치를 직접 도와준 게 아니어서 직권 남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 공무원들이 직무유기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례를 보면 위반에 따른 비용이나 과태료 청구는 할 수 있어도 철거를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직무가 존재해야만 직무유기가 성립한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의도적으로 직무를 유기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