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출처 : '아이엠피터' 블로그

세월호 참사 발생 1주년을 앞두고 학계가 한 생명도 구하지 못한 정부 당국의 무능과 언론의 보도 참사 등의 근본 원인을 진단했다. 특히 세월호 국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회피는 정치 파행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역사문제연구소가 발행하는 계간지 ‘역사비평’ 2015년 봄호에서 박명림 연세대 지역학협동과정 교수(정치학)는 논문 ‘세월호 정치의 표층과 심부’를 통해 “세월호 정치가 드러낸 파행은 대통령 요인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사태해결 당사자로서 훗날 긴급위기에 대비한 국가와 대통령의 행동준칙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나도 철저히 조사하라’고 나섰다면 진상규명과 국가개혁은 훨씬 용이 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대통령은 사태책임으로부터의 이탈을 선택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런가하면 세월호 참사의 ‘공범’으로 지목된 언론에 대해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세월호 보도 참사와 근본 원인’이라는 논문에서 언론보도의 구조적 난맥상을 짚었다.

이와 관련 김서중 교수는 9일 ‘go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의 받아쓰기 관행이 세월호 보도 참사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꼬집으며 “세월호와 같은 큰 사건이 일어났을 때 받아쓰기 관행에 따라 정부가 준 내용을 추가 취재나 검증 없이 보도했다는 것이 보도참사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보도가 정권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갔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원인으로 “제도권 언론은 물론, 이명박 정부 당시 미디어 관련법을 개악하면서 생겨난 종편들의 보도 행태가 친정부적이거나 지나칠 정도로 보수적인 논조를 유지해 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세월호 보도 참사는)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의 산물로 태어난 언론이 보여줄 수 있는 보도의 한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언론이 보도 참사에 대해 뼈아픈 반성과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지금보다 앞으로 더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존재로 전락할지 모른다”고 우려하며 언론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바른 정권이라면 이 문제를 직접 바로잡겠지만 그렇지 못한 지금의 상황에서는 언론의 수용자, 소비자, 주권자인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언론에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언론을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개혁할 수 있는 정치‧사회적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원옥 박사(문화연구학)는 ‘4.16 이후 안산 지역의 촛불행동’이란 제목의 논문을 게재하고 “이웃과 공동체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안산 지역사회의 요청”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