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한 K씨는 3년째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있다. 월급의 3분의 1이 대출금으로 나간다. 학자금 대출은 3학기 치를 받았다. 1500만원 정도다. 현재까지 두 학기치를 갚은 상태다. 대출금이 빠져나가면 최소한의 돈으로 생활해야한다. 여행이나 문화생활은 사치가 됐다. “최소한의 돈으로 사는 것이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죠.” K씨의 말이다.

K씨처럼 빚을 내서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1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액이 지난해 말 기준 10조7000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0년(3조7000억원)에 비해 3배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채무자 수는 70만 명에서 152만 명으로 1.2배 증가했다. 학생 1인당 빚도 525만원에서 704만원으로 34%나 불어났다.

▲ 사진은 2011년 2월 2일 이명박 대통령이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든든학자금' 대출 시행 첫날을 맞아 서울 남대문로 한국장학재단을 방문해 학생, 학부모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SBS

당시 정부는 “경제위기 속에서 학업을 중단하면 가난이 대물림할 수 있다”며 든든학자금대출 제도를 ‘파격적인 조건을 갖춘 학자금대출’, ‘대표적인 서민정책’이라고 홍보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어떻게 하면 부담을 줄이고 학생은 마음대로 공부할 수 있게 하느냐를 고민한 결과”라며 이 제도를 소개했다.

그러나 문제는 졸업 후에도 취업난을 겪으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학자금 대출 채무자 중 빚을 갚지 못한 연체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만4620명이다. 전체 채무자(26만5182명) 중 16.8%가 빚에 허덕이고 있다.

6개월 이상 연체한 신용 유의자는 2013년 말 4만 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든든학자금을 갚기 시작한 채무자 비중은 68.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3명 중 1명은 대출금 상환도 못하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강종만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학자금대출 제도의 방만한 운영에 따른 과도한 부실 부생을 억제하기 위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취업 후 학자금을 갚지 못하고 신용 유의로 전락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고, 학자금 대출의 막대한 부실로 앞으로 재정적 부담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