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갑갑한 대응이 계속되자, 일부 지자체들이 자체적으로 메르스 대응책을 내놓고 실행 중이다.

정부의 상황단계와 관계 없이 지자체 장이 직접 메르스 대책을 지휘하겠다고 팔 걷어 붙이고 나선 것.

4일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서울시는 지난 2일 성동구 용답동 서울시 비축약품 창고에서 자치구와 서울경찰청 소방재난본부 등을 대상으로 메르스 대응 방역물품을 지급했다.

방역물품은 개인보호복(Level D) 3920세트, N95 마스크 3만 3800개, 체온계 300개, 검체 이송용기 90개 등이다.

또 메르스 확진환자가 증가하면서 시는 지난달 29일 방역대책본부장을 행정 1부시장으로 격상하기도 했다. 31일에는 자가격리 대상자가 많은 6개 자치구의 부구청장 및 보건소장을 소집해 제1부시장 주재 하에 격리 대상자에 대한 24시간 감시체계 운영을 당부했다.

▲ 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용답동 서울시 예방약품비축창고에서 직원들이 메르스 의심환자와 가족들에게 배부될 N95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방역물품을 자치구로 보낼 차량에 싣고 있다. <사진제공 = 뉴시스>

성남시는 발생병원과 환자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정부당국의 대책과는 반대로 이재명 시장이 직접 SNS와 성남시 홈페이지를 통해 메르스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이 시장측은 이날 ‘go발뉴스’와 통화에서 “시민들에게 상황을 빠르게 알려주고, 발빠르게 움직이기 위해서 정부와 다르게 메르스 현황 공개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는 메르스 현황 공개 게시물의 공유를 특별히 당부했다.

충남은 안희정 지사가 지난 달 22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운영하면서 “정부 상황단계와 관계없이 메르스를 직접 지휘하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4일 도청 재난종합상황실에서 열린 메르스 대응 상황 점검회의에서 “정부의 주의·경계·심각 단계에 상관없이 메르스에 대해서는 도지사가 책임을 지고 직접 지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이번 상황은 질병관리본부의 종합적인 계획과 통제 하에 자치단체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도 “다만 도지사가 직접 나서는 것은 도민 여러분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상황을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또 계획된 도민체전과 같은 다중이 운집하는 행사는 상황을 보고 판단해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의심환자에 대해서는 검진체계 개선도 추진한다.

안 지사측은 이날 ‘go발뉴스’와 통화에서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대책을 총괄하지만, 일단 자가 격리 같은 경우는 중앙에서 다 커버를 못하기 때문에 지자체가 지역에서 행정편의 측면에서 할 수 있는 범위에선 최대한 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강원도도 4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고, 대책마련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