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국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 새누리당 의원의 항의에 대해 24일 “관련 있는 내용이에요”, “듣기 싫으면 나가세요”, “그럼 들으세요”라고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정원법 개정안 관련 조항을 읽어 내려가던 중 새누리당 김종태 의원이 ‘그게 테러방지법 반대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항의하자 “국가정보원법 대안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에 조문을 일부러 읽는 것”이라며 “관련이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 필리버스터 네번째 주자인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무제한 토론을 하던중 새누리당 김종필리버스터 네번째 주자인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무제한 토론을 하던중 새누리당 김종태 의원이 관련 없는 이야기 라며 항의를 하고 있다. 2016.02.24.태 의원이 관련 없는 이야기 라며 항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 의원은 “테러방지법 반대하는 게 국정원 개혁이 먼저이고, 국정원 개혁의 방향과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지 않느냐”며 “그게 어떻게 관계가 없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새누리당 의원의 항의가 계속되자 박 의원은 “들으시기 싫으면 나가세요”라고 쏘아붙였고 웅성거림이 잦아들지 않자 박 의원은 “그러면 들으세요”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2007년도에 나왔던 국정원 진실위의 보고에는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휘말리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며 “이명박 정부, 박근혜정부에서 국정원은 정치적 시비에 휘말리는 정도가 아니고 정치의 중심에 들어왔다”고 비판했다.

또 새누리당을 향해 박 의원은 “국정원 도‧감청의 피해자가 야당 의원만 되겠나, 정말 그렇게 되겠나”라고 따져물었다. 박 의원은 “우리 국민 모두가 피해자 아니냐”며 “반드시 필연적으로 그 효과는 부메랑이 되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정부여당의 테러방지법 강행에 대해 박 의원은 “지난 14년간 이성적 반대에 부딪혀서 국회 문턱을 못 넘었던 법안”이라며 “최근의 안보 상황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가 이렇게 무릎을 꿇은 것도 부끄럽고 직권상정이라는 비정상적 절차도 굉장히 아프다”고 개탄했다.

또 박 의원은 “권력은 견제와 균형 가운데 있어야 하는데 국정원장은 대통령의 권력만 의식하고 더 심각하게는 대통령의 권력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듯한 기구로 보여진다”며 “그런데 여기에 국가 대테러의 모든 권한을 집중시키는 것이 맞는 대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이날 박정희 대통령 비상사태 선언 특별담화, 인혁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 동백림 사건 등에 대해서도 발언해 SNS에서는 “현대사 특강이다”, “현대사 속성으로 공부”, “국가권력이 국민에게 저지른 공포행위(=테러)에 대한 현대사 특강을 하고 있다”는 반응들이 올라왔다.

필리버스터 4번째 주자로 운동화를 신고 자료를 가득 들고 연단에 오른 박 의원은 12시 49분부터 시작해 오후 7시 현재 6시간을 넘기며 토론하고 있다. 

▲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운동화 차림이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