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 2012년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하며 이른바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이준석씨와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 민주당) 혁신위원을 지낸 이동학씨가 출사표를 던졌다, 공교롭게 둘 다 각 당에서 청년 정치인 중 하나라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유독 자신이 상계동 출신이란 점을 강조했다. 아마 지역 연고가 없는 상대상 후보인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그렇다고 단지 연고로만 지역구를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더욱이 상대가 야당 대권주자라서 쉽지 않은 선택일 것 같은데 이유를 듣고자 지난 22일 마들역 근처에 있는 이 후보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이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이준석 새누리당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 이영광 기자

“상계동 출신이라 생각, 주민들 반응이 따뜻하다”

- 노원병에 출마선언을 하신 지 4주가 되어 가는데 지역민의 반응은 어때요?

“반응은 지역의 거물인 안철수 후보와 붙기는 하지만, 제가 상계동 사람이라는 것에 대해 좋은 평가를 주고 계세요. 보통 서울에서 새누리당으로 선거 가면 새누리당 싫어하시는 분들이 와서 막 뭐라 하고 이러는 분들 많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 별로 없이, 노원구 주민분들은 되게 따뜻하게 해주셔서 정말 좋습니다.”

- 왜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상계동 출신이라는 생각이 많으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지금까지는 여당이나 야당도 상계동 출신이 아닌 사람들이 자꾸 후보로 나와서, 지역 주민들이 거기에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신 거죠.”

- 어릴 적에 상계동에 살았잖아요, 그러나 단지 어릴 적 연고로만 노원병을 선택하진 않았을 텐데.

“네 맞아요. 서울에 강북지역에서 새누리당 세가 굉장히 약합니다. 당에서 솔직히 저에게 말씀해주신 것 중에, ‘목동 나갈래, 상계동 나갈래?’라고 하신 분들도 계셨어요. 그런데, 목동은 양천갑인데 거기는 새누리당이 아주 어렵지는 않은 동네예요. 그러나 전 상계동 나가겠다고 했어요. 왜냐면, 강북지역에서 선거를 잘하지 못해서 계속 거기를 피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제 생각에 집권여당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렇게 부끄러운 일을 할 수는 없죠. 지금 대통령과 가깝다고 하시는 분들, 강남 아니면 TK 지역에 가시려는 분들 많잖아요? 하지만 그런 것이 집권여당으로서 자신감 있는 모습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걸리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복합적 이유로 출마를 상계동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 지역민들의 요구는 뭔가요?

▲ <사진출처=이준석 새누리당 예비후보 페이스북>

“지역민들을 항상 만날 때마다, 세대별로 다르긴 한데, 교통문제에 대해 언급하시는 분들도 있고, 아무래도 어머니들은 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그리고 공통으로 아파트를 보면 상계동 지역은 아파트를 지은 지 30년 정도 되어 노후화 문제가 생기잖아요. 그것을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항상 지역 내 상계동 아파트 단지의 주거환경을 어떻게 개선할 것이냐에 대한 질문이 굉장히 많습니다.” 

- 선거가 지방선거도 있고, 국회의원 선거도 있고, 대통령선거도 있는데 공약은 다 똑같은데 이 점은 어떻게 보세요?

“저는 그래서 기자님 말씀 들으면서 얘기하고 싶은 것이 뭐냐면, 우리가 소선거구제를 하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만약에 선거체제가 중선거구제로 바뀌거나 비례대표제를 확대한다고 한다면 오히려 큰 틀에서 정책을 낼 수 있는 것들이 있을 텐데, 지금은 지역에서 뽑은 사람들이 국회의원들로 올라가다 보니까, 정책적으로 큰 얘기를 하기보다는 지역적인 경향성을 갖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봐요.” 

“노회찬 지역관리 굉장히 열심히 했다 느껴”

- 새누리당이 안 바꾸려고 하지 않을까요?

“새누리당 입장에서 소선거구제를 안 바꾸려고 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가 소선거구제에 대해서 많은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소선거구제가 잘 정착된 것으로 알려진 유럽 각국의 의회에서도 비례대표가 없는 곳이 꽤 있어요. 어차피 국회는 사람을 뽑는 것이라서 어떤 제도와 관계없이 좋은 사람들이 들어가면, 그에 따라서 더 나은 정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고민을 계속해오는 것 같아요. 기자님 말씀하신 대로 정책을 좀 더 큰 틀에서 펴려고 하면, 비례대표제가 확대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겠지만, 대신 비례대표는 최근 들어 국민들이 많이 지적한 대로, 공천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지금이 절충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어요.” 

- 그런데 솔직히 소선거구제로 하고 비례대표제를 없애려는 것이 새누리당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 아닌가요?

“솔직히 비례대표제를 100% 한다고 했을 때, 어제(21일) 기사를 보니 당 지지도만 놓고 봐도 새누리당이 42%, 더불어민주당이 26%, 국민의당이 12%. 이렇게 단순히 지지율로만 비례대표를 한다고 하더라도 새누리당이 아주 불리하지는 않아요.” 

- 그러면 후보님은 앞으로 길게 봤을 때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 현재 새누리당에서 비례대표를 줄이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국민이 국회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300석 이상으로 늘리지 말자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 지역 의석 숫자를 늘리면서 의석수를 300석 안에 넣으려고 해서 비례대표 수를 줄이는 것이거든요. 저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만약에 국회가 열심히 해서 다시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면, 비례대표제도 늘리는 방향으로 가서 300명 이상으로 가면, 아마 그런 비례대표 대표성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생각이 들어요. 

- 이 후보께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보다 노회찬 정의당 전 의원이 더 부담스러웠다”고 하셔서 의외예요.

“저는 노회찬 의원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이고 지역에 와서 얘기를 들어도 노 의원 만큼 하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분들 보면서, ‘아! 지역에서 지지율이 어떻게 나오는지 관계없이 노회찬 의원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노원에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노회찬 의원님은 정의당 당세의 지원을 못 받는 패널티 같은 것이 있음에도 지역 관리를 굉장히 열심히 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오히려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된 뒤 인사말 하고 있다. 오른쪽은 심상정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지역구 도느라 바빠서 그렇지 새누리당에 쓴소리 계속 한다”

- 안철수 의원하고 이동학 후보가 있는데 두 분 어떻게 평가하세요?

“저는 일단 안철수 의원의 같은 경우에는 지역에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못 봐서 아직은 지역활동에서 좋다 나쁘다를 평가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이동학 후보 같은 경우에는 제 생각에는 우선 패기는 있지만 지역에서 사실 기반은 약해요. 지역과 연고가 있는 것이 아니에요.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하는 게 보이니까 긍정적으로 평가해요. 

- 이동학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해 “후보 되기 전에 쓴소리를 했지만, 후보가 되어 그런 부분이 사라진 것 같다”고 하던데?

“그런데 사실 오늘도 SBS 라디오 하면서 새누리당의 공천갈등에 대해 한수진 앵커가 질문하길래 ‘’김무성 대표가 말하는 게 어떤 부분에서는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이한구 위원장도 어떤 부분에서는 과한 것 같다’고 쓴소리 했어요.

저는 항상 새누리당에서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얘기를 합니다. 물론 저랑 이동학 후보 둘 다 쓴소리를 하는 것으로 이름이 알려졌든 사람이라 더 기대했든 것 같은데. 제가 요즘 지역구 도느라 바빠서 쓴소리 못 하는 것이지, 제가 새누리당을 객관적으로 보는 입장에서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 지금 청년들 사이에서는 ‘헬조선’, ‘흙수저’, ‘다포세대’ 등 힘든 삶을 나타내는 용어들이 넘쳐납니다. 이게 전적으로 정부와 새누리당 책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정부 여당의 책임이 큰 건 사실인데.

“사실 집권여당이 헬조선이나 흙수저에 관해서 노력을 안 한 건 아니죠. 그렇지만 정책적 노력으로 100% 치유할 수 있는지는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 앞으로 우리는 여러 가지 복지나 정책에 대해서 무엇이 옳은지 알아가면서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우리에게 100이라는 돈이 있다. 물론 우리가 봤을 때는 육아도 중요하고 어떤 때는 여성에 대해 프로그램을 해야 될 수도 있고, 어떤 때는 장애인에 대한 것을 해야 할 수도 있고 다른 경우도 있겠죠.

하지만 그걸 하면 좋다는 것을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그건 결국 100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문제이고, 청년 예산 같은 것도 이것을 해결하려면 50이 필요한데, 우선순위를 조정하다 보면 10밖에 안 남고 하다 보면, 그러면 청년들은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앞으로 이 문제는 어떤 세대든지 간에 우리의 요구사항을 강하게 요구하되, 합의의 정신을 통해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서로 이해하면 오히려 갈등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대구 진박 마케팅 안 먹히니 최경환이 축사 나선 것”

- 새누리당인 항상 국론이 분열되면 안 된다고 해요. 그러나 우리나라는 민주사회라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데, 항상 민주주의를 우리가 누리기 위해서는 절차도 중요하죠. 그러나 때로는 어떤 문제에 관해서는 절차의 비용이 너무 과다하다고 생각돼요. 속된말로 다양한 의견을 받아서, 다툴 수 있죠.

그러나 어느 순간 국민은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른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 외에도 어쨌든 생산성을 볼 수밖에는 없거든요. 다양성만 주장하면 합의는 안되는 것이잖이요. 그러니까 다양한 것이 어떻게 뭉쳐져서 하나의 안으로 나오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데 우리가 너무 다양성만 강조하면 어떻게 뭉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노력을 안 하게 돼요. 애초에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이건 내가 양보하고 너도 좀 양보하고’ 하면서 서로 합의된 것을 만드는 절차를 통해 국민들이 너무 싸우지만 말라고 하시는 거죠.” 

- 당내 문제를 얘기해보죠. 현재 친박과 비박이 공천룰을 두고 갈등이 심한데 어떻게 보세요?

“공천룰은 제가 봤을 때 갈등이 그렇게 심하지는 않을 거예요. 아까 말씀드릴 것처럼 TK나 강남지역에서는 공천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테지만, 상대적으로 그쪽에 지역구 숫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대구에 12개 강남벨트에 7개니까, 이 정도는 지난 19대에서도 그 정도의 갈등은 있었고, 또 그 지역들은 대부분 경선을 치르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방식에 대한 논란은 없을 것 같습니다.” 

- 지금 대구에서 진박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저는 진박 마케팅이 주민들에게 잘 먹히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요. 대구지역에서도 유권자들이 그렇게 받아드렸다면, 지금 이렇게 최경환 의원이 축사해준다든지 그럴 이유가 없을 거거든요. 지금 이미 유권자들이 진박마케팅으로 국회의원 후보를 선택할 만큼 수준이 낮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아마 이 부분은 그냥 해프닝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박근혜정부 3주년, 이제 공약했던 것들 성과 나와야”

- 25일이면 박근혜 대통령 취임 3주년이 되는데 지난 3년의 박근혜 정부 어떻게 평가하세요?

“이제 3년째니까 공약했던 것들이 성과가 나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박근혜 정부 들어서 세월호 참사라든지 아니면 북한 도발이라든지, 여러 문제로 시간이 많이 지나간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공약했던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제는 급합니다.

이제 3년 차 지나가면서 앞으로 4년 차, 5년 차에는 국민들은 공약들에 대한 성과를 요구하거든요. 2~3년차에서는 세월호나 메르스 등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 국민들은 오히려 그런 얘기보다는 성과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제8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참석, 두 주먹을 꼭 쥐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그런데 공약의 대부분을 파기하지 않았나요?

“공약을 파기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찾아보면 있겠죠. 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공약들이 대부분 재정적 제약상황 때문에 진행하지 못 하는 것이 많거든요. 예를 들면, 세수가 예상했던 것보다 적게 걷히고 그러면 새로운 복지정책 같은 것들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이제 설명을 하고 그렇게 한다면 국민들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상황이 있을 겁니다.” 

- 문제는 박 대통령이 소통이 안 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소통이 안 된다는 지적이야 계속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부분 같은 경우에는 많은 분이 항상 얘기하는 거지만은, 사람에게 어떤 단점이 있다는 것이 평가 전부는 아니거든요. 사람에게 장단점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소통이 안 된다는 말을 그렇게 많이 들으셨는데 개선하려고 하시겠죠.

그런데, 또 한 가지는 박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시다면, 소통이라는 면에는 약간 반대점에 있는 가치들, 그러니까 원칙주의자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니까 소통이라는 것은 더 다양한 소리를 듣는 것이고, 원칙주의라는 것은 다양한 의견을 듣더라도 자기 뜻대로 하는 것이잖아요.그 부분에서 본인이 선택하신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아직 저에 관한 기사를 많이 다루시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종종 접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매체 접하시면서, 독자분들도 이번 선거에서 투표 열심히 하시고, 원하는 것들 다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