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이 재향경우회, 전경련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탈북자 알바’를 동원, 세월호 반대 집회 등 친정부 집회를 벌여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집회를 사주한 최고 윗선으로 청와대가 지목돼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해당 의혹을 연속보도하고 있는 <시사저널>은 20일, 어버이연합 핵심 인사 ㄱ씨가 “청와대가 어버이연합을 못마땅하게 여겨서 공격을 하는 것 같다”며 “집회를 열어달라는 요구를 안 받아줘서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한일 ‘위안부’ 합의안 체결과 관련해 청와대 측에서 지지 집회를 지시했는데 어버이연합에서 이를 거부했다는 것.

▲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2주기 전문가 토론회를 반대하며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교육회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ㄱ씨는 ‘집회 지시’를 내린 인물로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 소속 ㅎ행정관을 지목했다.

<시사저널>은 ㅎ행정관에 대해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한 ‘전향386’과 ‘시대정신’이라는 단체의 핵심멤버였고, 대학 시절 좌파 운동가였으나 1990년대 후반 노선을 갈아타 보수 진영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북한 인권운동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청와대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시민단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L씨는 ㅎ행정관이 “탈북자 단체장들과 연루가 많이 돼 있다”며 “어버이연합의 경우 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탈북단체 대표 ㄷ씨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탈북단체가 주도한 집회가 있었는데, 이때 ㅎ행정관을 처음 만났고 이후에도 수차례 만났다. 청와대로 직접 찾아가 ㅎ행정관을 만난 적도 있다”며 “ㅎ행정관이 탈북단체들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어버이연합에 한일 ‘위안부’ 합의 지지 집회를 열라고 사주했다는 해당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인했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정연국 대변인은 21일 <시사저널> 보도 내용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 ‘정정보도를 요청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지켜보자”고 답했다.

▲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청와대 지시’ 의혹까지 터져 나오자 상지대 홍성태 교수는 SNS에 “전경련은 물론 청와대에 대한 전면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불작가 목수정 씨는 “박근혜는 대통령의 역할이 종편, 할배들 선동하여 국론분열하는 건줄 알았던거지. 박근혜와 겪은 3년, 처절한 비극의 시간”이라고 비판했다.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어버이연합 관제 극우집회 배후가 청와대(행정관)였다는 ‘시사저널’의 기사.. 검찰 수사는 신뢰 불가능하고 야3당은 반드시 국정조사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도 온라인상에서는 “저들은 지금 분열 중. 이길 거라고 믿은 만큼 충격도 크다”, “말그대로 ‘관제데모’”, “국민소통이 이런 의미였나? 연일 특종이 터지는 거 보니 확실히 레임덕인가보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이 이렇게 무섭게 들어맞다니.. 부산이 움직이고 관제데모 흔적을 잡아내고 이제 머할래?”라는 비판 반응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