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故 백남기 농민 사건과 유사한 부검 사례를 검토한 결과, “부검해도 결론은 같았다”면서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 또한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난 3일 경찰청과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백남기 어르신과 굉장히 유사한 사례에서 (지난 5월)대법원이 ‘병사’를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검찰은 부검을 했지만 법원은 판결에서 부검결과에 대해 거론하지 않고 사망진단서와 진료기록을 가지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강원도 원주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자택에 침입한 절도범을 폭행 후 의식을 잃고 9개월 동안 입원해 있던 피해자가 폐렴으로 사망하면서 부검을 하게 됐고, 사건 발생 10개월 만에 사망한 백남기 농민 사건과 비교 선상에 올랐다.

▲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살수한 물대포를 맞고 의식불며에 빠져있던 농민 백남기(70)씨가 사고 317만에 사망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 의원은 특히 “검찰이 이 유사사례에서 ‘사망진단서에 폐렴이라고 되어 있기에 폐렴이 사망원인이다’라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 뇌출혈이 원인이라고 주장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백남기 어르신을 둘러싼 최근 논란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이 유사사례에서의 법원, 검찰의 태도를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은 “(따라서)현재 논란처럼 진단서상 병사이든 외인사이든 법원의 판단은 결국 사망의 원인을 제공한 경찰의 책임을 인정하게 될 것”이라며 “결과가 뻔한데도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며 유족에게 또 다시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警, 백남기 사망진단 확인 안 된 시점에 ‘변사’로 규정.. 부검영장 강행”

한편, 경찰은 백남기 농민 사망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백씨를 ‘변사자’로 규정, 병원 측에 관련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민주 박남춘 의원이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종로경찰서는 故 백남기 농민 사망 당일인 9월 25일 14시 49분 28초에 서울대병원 측에 ‘수사협조의뢰’ 공문을 발송했다.

내용은 ‘변사자 백남기 농민 주치의 백선하 등의 진술조사’와 ‘변사자 백남기 농민 관련 진료기록 일체’에 대한 자료인데, 경찰은 해당 자료를 수사의 증거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 서울 종로경찰서가 서울대병원 측에 보낸 ‘수사협조의뢰’ 공문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실 제공>

박남춘 의원은 “경찰청이 ‘변사’라고 공문을 보낸 시점은 유가족만 사망원인을 알고 있었던 시점이기에 경찰이 병원 측과 사전에 사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사망경위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무리하게 부검을 시도하려고 한 것인지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원인이 물대포에 의한 직사인 것은 너무도 명확함에도 처음부터 변사로 규정, 부검을 강행하려한 경찰의 의도가 드러났다”면서 “백남기 농민을 죽음으로 몰고도 사과 한마디 없는 경찰의 부검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