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지난 20일 끝났다. 국정감사는 국회 의정 활동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서 의원들은 국정감사에 심혈을 기우린다. 하지만 20대 첫 국정감사는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해임 건의안 가결 여당인 새누리당은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1주일 단식까지 했지만 아무 소득 없이 보이콧을 풀고 국감에 참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증인의 채택을 막아셔서 정권 안보에만 힘을 쏟았다. 초선의원은 첫 국감이 어땠는지 궁금하여 지난 10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났다.

박 의원은 국감을 마친 소감을 “국정감사 직전에 상임위를 안행위에서 법사위로 옮기다 보니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고, 법사위가 원래 피감기관들이 자료를 잘 안 내는 거로 유명해 자료도 많이 못 받았다”면서 “국정감사 진행 과정에서도 피감기관들은 대부분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라 말을 못 한다는 식이어서 속 시원하게 결과가 나온 국감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박 의원은 25일 경찰이 고 백남기 농민의 부검영장 집행을 시도 하러 장례식장에 왔을 때 급하게 달려갔다. 그는 당시 상황을 “유가족 대리인과 경찰 간 협상 과정을 옆에서 도와줬다”면서 “가족분들이 부검 절대 반대 입장을 명백히 밝혔기 때문에 오후 6시 무렵에 영장 강제 집행 안 하고 철수한다는 기자회견을 한 뒤 집행 없다고 생각해서 이후로 많이들 빠져나가셨다”고 그날 분위기를 전했다.

세월호 특조위가 종료된 것에 대해 박 의원은 “사람도 예산도 없는 상황이어서 특조위 구성원들이 내년 2월까지 간다고 이야기는 했으나 그건 ‘선언적 이야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가족분들은 특조위의 종료를 염두에 둔 국민 참여 특조위 만들자는 것이고 국회에서도 입법을 통해 새로운 특조위 만들어 보자는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민국을 흔드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데, 언론들 하는 거 볼 때 아마 당분간은 계속 새로운 것들이 폭로되면서 내홍이 계속 심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go발뉴스

다음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자료도 안주고 ‘수사 중이라 말 못해’ 불성실 답변…답답한 국감”

- 20대 첫 국감을 마치셨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국정감사 직전에 상임위를 안행위에서 법사위로 옮겼어요. 그러다 보니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고, 법사위가 원래 피감기관들이 자료를 잘 안 내는 거로 유명해 자료도 많이 못 받았어요. 그래서 제대로 국정감사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하며 국감을 시작했죠. 국정감사 진행 과정에서도 피감기관들은 대부분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라 말을 못 한다는 식이어서 속 시원하게 결과가 나온 국감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 국정감사 초기 새누리 보이콧 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데.

“새누리는 초기에 보이콧 한 것이 아니라 국감 자체를 보이콧했어요. 그래서 원래 계획보다는 늦게 국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정부를 대상으로 감시하는 업무 중에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를 정권의 게이트를 가리기 위해 보이콧한 것이어서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 오히려 새누리당 없어서 국감 하기 좋았다는 소리도 있던데.

“새누리당이 위원장인 곳은 국감 진행이 안 되었습니다. 법사위는 위원장이 새누리 권성동 의원이거든요. 대략 10일 정도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 박주민(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17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김현웅 법무부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언급 하셨지만 국감 직전에 법사위로 옮기셨잖아요. 업무 파악도 어려우셨을 것 같아요.

“각 기관이 7월경에 업무 보고를 했는데, 늦게 상임위를 옮기게 되어 이를 못 받았습니다. 당연히 각 기관에 대한 정보를 적게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또 기관 사람들하고 인사를 하고 그랬어야 정보를 얻고 인맥도 만들 수 있었는데, 그럴 시간도 없었습니다.”

- 이번 국감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은 어떤 것이었나요?

“일단은 다른 의원님들과 마찬가지로 우병우, 케이스포츠, 미르재단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어야 함을 중요시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 같은 경우엔 백남기 어르신 부검 영장 발부된 상태에서, 영장의 효력과 집행의 부당성을 중점적으로 다루려 했었습니다. 누군가는 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법원 의사 명확한 상황에서 백남기 강제집행 어려웠다”

- 백남기 씨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에 거의 매일 가시는 것으로 압니다. 장례식장 한쪽에서 자는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매일 빈소에 갔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자는 사진이 계속 올라와서 좀 당황스럽긴 했습니다.”

▲ <사진출처=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양원재 보좌관 트위터>

- 백남기 농민 영장이 어제(25일)부로 효력이 끝났는데 어제 장례식장에 가신 걸로 아는데 분위기가 어땠나요?

“어제 오후 15시에 영장 집행 재시도가 있다고 해서, 서울대 병원에 급히 갔었습니다. 유가족 대리인과 경찰 간 협상 과정을 옆에서 도와줬어요. 협상에서 가족분들이 부검 절대 반대 입장을 명백히 밝혔기 때문에 경찰은 더 이상 집행 못 하고 돌아갔어요. 오후 6시 무렵에 영장 강제 집행 안 하고 철수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그 이후로는 집행 없다고 생각해서 이후로 많이들 빠져나가셨고, 다들 좋아했습니다. 근데 저 개인적으로는 경찰이 말을 안 지키진 않겠지만, 좀 불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역 일정 대신 다시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으로 가 24시까지 상황을 보다가 분향하고 귀가했습니다.”

- 시민은 경찰이 강제집행을 우려했지만 안 했어요.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부검 영장에 부가된 조건의 효력에 대해 질문했는데, 영장 발부차인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영장에 부가된 조건이 의무라고 대답했고, 대법관과 법원 행정처장도 마찬가지로 답을 했어요. 따라서 이 의무적인 조건을 안 지키고 집행하면 당연히 위법하게 되는 것입니다. 법원의 의사가 그 정도로 명확하게 표현된 상태에서 강제 집행은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영장 집행의 위법성은 나중에 다퉈지게 되니 지금 강행하고 욕은 나중에 먹자는 식으로 나왔을 수도 있겠으나 사실은 그러기 어려웠겠지요.”

“유가족 ‘국민 특조위’…국회, ‘새 특조위’ 입법 고민”

- 세월호 특조위가 9월 30일로 강제 종료되었어요. 특조위 측은 내년 2월까지 그대로 간다는 입장이지만 예산도 없잖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월호 특조위 관련해서는, 사람도 예산도 없는 상황이어서 특조위 구성원들이 내년 2월까지 간다고 이야기는 했으나 그건 ‘선언적 이야기’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실질적으로는 가동 불능 상태이지요. 가족분들도 현재 고민하고 계시는 부분이 특조위의 종료를 염두에 둔 국민 참여 특조위 만들자는 것입니다. 국회에서도 입법을 통해 새로운 특조위 만들어 보자는 고민하고 있습니다.”

- 특조위를 지금 해봤자 정부가 방해하면 하나 마나 하니 다음 정부에서 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그거는 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다음 정권을 야당이 잡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되는데 장담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합니다.”

- 인양은 지금 어떻게 되어 가고 있나요?

“인양은 제대로 안 되고 있어요. 11월 말 인양된다는 이야기 나오다가, 해수부에서 이젠 올해 넘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확인해야 됩니다.”

- 개헌이 블랙홀이라 하잖아요. 더구나 박 대통령이 제안 했는데 이번엔 개헌이 빨리 묻혔어요.

“개헌이 국면 전환용이었기 때문에 빨리 묻힌 것으로 생각해요. 진짜 할 마음이 있고, 차분히 준비했다면 묻힐 리가 없는데, 굉장히 정략적으로 계산하고 국면 전환용으로 제시한 거라 다른 이슈가 나오니 당연히 이렇게 된 것이라고 봐요.”

“최순실게이트, 새로운 폭로 이어지면서 내홍 심해질 것”

- 최순실 게이트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지금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데, 언론들 하는 거 볼 때 아마 당분간은 계속 새로운 것들이 폭로되면서 내홍이 계속 심해질 것 같아요.”

- 민주당의 입장은 뭔가요? 국민은 대통령 하야 하라는 여론인데.

“대통령은 아마 하야한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민주당의 경우 여러 고민을 하는 것 같아요. 대통령 하야시 60일 이내에 선거 치러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까? 또 탄핵은 국회에서 결의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헌재가 결정해야 하는데, 지금 구조상 그거 해주겠나 고요. 이런 것들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당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 국민보고대회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탄핵 역풍을 우려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러 가지 다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헌재가 어떻게 움직일지, 결정 시 어떤 정치적 파장 있을지 고민해야 됩니다. 국민이 원하시는 것이 사실 박근혜 정권이 더 이상 나라를 운영할 능력도, 도덕성도 없다는 건데, 그렇다면 문제 있는 정권을 어떻게 물러설 수 있도록 하는 하려는 공격방법 중 어떤 것이 가장 좋을지를 심도있게 생각해봐야 됩니다.”

- 어제 대통령 사과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사과라고 보기 어려워요. 담고 있는 내용도 사실과 안 맞고요. 또 다음에 뭘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도 없었어요. 사과했는데 다른 사실이 바로 나오는데 이게 무슨 진정성 있는 사과일까요? 연설문만 도움 받았다더니 외교 국방 문서도 다 유출되지 않았나요. 또 보좌진 꾸려질 기간 동안만 도움 받았다더니 1년도 훨씬 넘는 기간 동안 계속되었다는 게 드러났고, 매일 청와대 보고 문건까지 공유하면서 여러 현안 논의까지 했다는 내용도 나오고. 이건 사과가 아닙니다.”

- 야당은 어떻게 나가야 할까요?

“당장 이 국면을 어떤 식으로 돌파할 것인가에 대해 오늘 의총 한 시간 넘게 했으나, 아주 구체적인 것까진 정해지지 않았어요. 일단 당내에 대책위원회 만들고 거기서 구체적 내용을 빠른 시간 안에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은 물 건너간 것인가요?

“지금 이 상황에서 선 대통령의 역할 같은 걸 그대로 다 인정한 상황에서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야당도 개헌 논의하기에 앞서 이 엄중한 사안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 혼란스런 정국을 야당이 안정시켜야 되는데 당장 개헌논의를 본격화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봅니다.”

- 지난 21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정계 복귀와 동시에 더 민주당을 탈당한 건 어떻게 보세요?

“글쎄. 이분께서 구체적으로 어떤 정치적 목표와 방향 가지고 계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당 소속 의원으로선 아쉬움이 큽니다. 당내에서 건강한 경쟁을 하고 이걸 통해서 대선 경쟁력이 높아지는 걸 바랐는데 이런 기회가 무산되어서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