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온 나라가 혼란스럽다. 곳곳에서 ‘이게 나라냐’는 탄식소리가 들린다. 대부분 국민은 패닉 상태에 빠져 ‘순살중’이란 병을 앓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수행지지도는 5%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로 6%를 찍은 김영삼 전 대통령보다 낮은 수치다.

때문에 서울 청계광장 등 전국 각지에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 상황을 진단하기 위해 김민웅 경희대 후마나타스 칼리지 교수를 지난 8일 서울 옥수역 근처 커피숍에서 만났다.

김 교수는 최근 상황에 대해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정권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이것은 당장 노출된 일들만으로 국한해 볼 사안은 아니라 그동안 쌓여왔던 여러 가지 문제가 어디서부터 그 뿌리를 가졌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라면서 “최순실이라는 여자가 대통령이 발휘할 수 있는 권한과 책무를 도용한 사건인데 그 것을 방조하거나 허용이나 적극 권한 것이 대통령 직위에 있던 박근혜 아니냐.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국가 최고 책임자와 결탁해서 나라를 거의 말아먹다시피 한 상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5% 나온 것에 대해서 김 교수는 “그걸 지지도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도 문제다. 그건 지지도가 아니라 95%의 비토가 있었다고 하는 게 훨씬 정확할 거다.”라면서 “법적 절차로 물러나게 하기 이전에 국민 마음 속에서 박근혜는 파면, 퇴출당했고 어떻게 해도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5일 20만 명이 모인 것에 대해서는 “박근혜 퇴진으로 모든 이들의 의사가 집결되었다. 일단 나가라는 거다. 일부에서는 그 이후 어떻게 할 건데라는 우려와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이 그걸 몰라서 요구하는 건 아니다.”면서 “법적으로 보면 대통령 궐위시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하게 돼 있다. 대선이란 제도는 우리에겐 아주 익숙한 제도다. 제도도 있고 경험도 있고 선수들도 있는데 무슨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다음은 김민웅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김민웅 경희대 후마나타스 칼리지 교수 ⓒ go발뉴스

“박근혜가 몸통이자 뿌리…더 본질은 박정희의 헌정유린이 시작”

- 지난 2주일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혼란스러운데 어떻게 보고 계세요?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정권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지요. 그런데 사실 이것은 당장 노출된 일들만으로 국한해 볼 사안은 아니라 그동안 쌓여왔던 여러 가지 문제가 어디서부터 그 뿌리를 가졌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우선은 최순실이라는 여자가 대통령이 발휘할 수 있는 권한과 책무를 도용한 사건이죠, 그런데 그 것을 방조하거나 허용이나 적극 권한 것이 대통령 직위에 있던 박근혜 아닙니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국가 최고 책임자와 결탁해서 나라를 거의 말아먹다시피 한 상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거죠.

그러나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박근혜 정권의 출범 자체가 상당히 문제가 많았던 것 아닙니까? 국정원의 개입과 댓글 등으로 해서 태생 자체가 이미 불법적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런 일은 예상 밖의 갑자기 일어난 일은 아니죠. 출발부터 정통성을 갖지 못했고, 이후 세월호 참사부터 백남기 농민살해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정권은 기본적으로 국민이 안중에 없었어요.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하는 데에만 관심 있었고 공적 책무만 감당해야 할 권력을 철저하게 사유화한 거죠. 바로 이러한 결과가 마침내 터져 나온 것이 이번 사건입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리는 주장이 나옵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 역시도 명명 자체에 문제가 있죠.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 게이트입니다. 박근혜가 이 모든 사태의 몸통이자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피해자처럼 몰고 가는 상황이 있는데 그건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겁니다.

역사적으로 더 길게 보자면, 박정희의 군사 쿠데타로 민주헌정을 뒤흔들고 유린했던 사건의 끝이 바로 이것이라는 것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적 인연도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기도 하구요. 최순실이라는 한 여자라 나라를 망가뜨린 사건이라고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뿌리가 아주 깊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故 박정희 전 대통령(좌측)과 박근혜 대통령(중앙), 최순실 씨의 아버지 故 최태민 목사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다.

- 그럼 본질의 시작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네요.

“네, 맞아요. 거기서 시작되는 겁니다. 그리고 열매는 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박근혜입니다. 더 깊게 파고들면, 친일세력 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감당하느냐에 따라서 5.16 군사쿠데타 이후 반세기 넘게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짓밟아왔던 모든 세력과 체제, 구조 이것을 혁파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계기라고 보여요. 그렇게 보면 국가적으로는 얼핏 불행인 듯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행의 원인이 어디 있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에 새로운 민주정부를 수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런 방향으로 적극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돼요.”

- 어떻게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판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겠네요.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을 통해서 박정희 체제에 대한 전면적인 평가가 조만간 확실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물론 지금은 박근혜의 대통령직 퇴진을 요구하는 국면이기 때문에 여기에 집중해야 하지요. 그렇지만 점차 박정희 체제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정리되어 갈 것으로 봅니다.”

- 하지만 이 와중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겠다고 해서 논란입니다.

“기가 찰 노릇이죠. 그것도 광화문 광장에 말이지요. 광화문 광장을 민주광장으로 확실하게 굳혀야 합니다. 이 기회에 안중근 대장의 동상을 그곳에 세우는 일도 우리 사회가 합의해서 이루었으면 합니다.”

“‘하야 요구’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 뒷감당 하겠다는 것”

- 조사기관마다 다르지만 지난 4일 한국갤럽에 의하면 박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가 5% 나왔어요.

“그걸 지지도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도 문제입니다. 그건 지지도가 아니라 95%의 비토가 있었다고 하는 게 훨씬 정확할 거예요. 당신은 더 이상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라고 거부한 사람들이 국민 가운데 대다수라는 거지요. 법적 절차로 물러나게 하기 이전에 국민 마음 속에서 박근혜는 파면, 퇴출당했고 어떻게 해도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아니죠.”

- 그러나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유지하려는 것 같은데.

“안 될 일을 하는 거지요. 이런저런 계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건 결국 자기 자리를 보존하겠다는 건데 결국 불가능해질 겁니다. 대국민 사과문에서 박근혜는 자기 책임과 불찰이기는 하지만 그건 법적 책임을 거론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사적 관계를 제대로 정리 못 해 생긴 문제라는 거예요. 궁극적으로는 책임 전가지요. 또 하나는 자기 마음대로 총리 후보를 지명하는 일을 저질러 버린 거죠. 결과적으로 상황을 더 악화시켰지요. 밀리고 밀려서 마침내는 더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지점까지 가고 말 겁니다.”

- 지난주 토요일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집회에 20만 명이 나왔어요. 이례적인 인파였는데.

“대단했어요. 박근혜 퇴진으로 모든 이들의 의사가 집결되었습니다. 일단 나가라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그 이후 어떻게 할 건데라는 우려와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러나 우리 국민이 그걸 몰라서 요구하는 건 아니죠. 뒷감당하겠다는 겁니다.

일단 법적으로 보면 대통령 궐위시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하게 돼 있다고 하는데 그게 그렇게 부담스러울까요? 대선이란 제도는 우리에겐 아주 익숙한 제도예요. 그것을 가동시킬 수 있는 제도와 예산이 다 있는 것이고 그동안 대선주자라 부를 수 있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래서 이러한 선거를 치르는 게 어려운 것은 아니죠. 제도도 있고 경험도 있고 선수들도 있는데 무슨 문제인가요?”

▲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12일 서울 세종로,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수십만의 참가자가 촛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그래도 불안한 이들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을 어떻게 관리할 것 인가겠지요. 그게 바로 과도 내각의 기능입니다. 박근혜 퇴진 이후에 일정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서 거국 중립 내각 등 여러 가지 얘기가 나왔지만, 이것은 기본적으로 박근혜 퇴진을 절대적으로 전제하는 논리가 되어야 합니다.

박근혜를 대통령 자리에 그대로 놔두고 거국내각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되죠. 외란 등 비상사태가 있으면 대통령 권한은 즉각 복권됩니다. 어떻게 이 역할을 박근혜에게 맡길 수 있나요? 박근혜가 대통령 자리에 그대로 있는 한 법률적으로나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헌법적으로는 대통령 권리를 누구에게 양도할 수 있게 되어 있지 않아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박근혜 체제를 종식시키고 그 이후 민주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경로를 만드는 과정을 짜고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거국내각이 이후에 예상할 수 있는 혼란과 여러 가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체제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방향은 분명히 정해져 있어요. 박근혜로 만들어진 국정 유린의 사태를 청산하고 민주정부를 세우기 위한 과정으로서의 과도정부 또는 과도 내각이란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과도내각의 구성과 수반이 누가 적당한가라는 논의가 분명해집니다.”

“제도‧경험도 있고 선수도 있는데 뭐가 문제인가”

- 이렇게 되려면 야당이 대응을 잘 해야 하는데 야당은 하야보다는 박 대통령의 2선 후퇴와 거국 내각을 요구하는데 야당의 대응 어떻게 보세요?

“답답한 노릇입니다. 그 이후 여러 가지를 염려하는 것 같은데 그 태도에서 상당히 문제가 있습니다. 야당은 수권정당의 위치에 있잖아요. 그렇다면 이번 사태는 수권체제를 정비하고 국민들을 안심시킬 중대한 기회입니다.

당연히 새누리당은 정권을 내놔야 합니다. 거국 내각 논의에 새누리당은 원칙적으로 발언권이 없어요. 물론 현실적 구조에서는 여야 합의라는 절차가 남아있더라도 실제로 이것은 야당이 주도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죠. 여당인 새누리당은 국정의 제 1책임당사자라는 점에서 자기들의 발언권을 주장할 근거가 전혀 없는 상태가 되었지 않았나요? 지금은 정권을 이양해야 하는 과정이지 자기들이 권력을 유지하거나 양보하거나 합의해서 자기들의 몫을 지키겠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새누리당 해체까지 나옵니다.

적어도 현재 지도부로는 안 된고 지도부를 완전히 교체해서 나오라고 해야지요. 박근혜 체제의 적폐를 청산하고 민주정부로 갈 수 있는 의지를 가진 지도부를 만들라고 요구를 해야 하는 거죠. 그런 과정에서 향후 일정을 관리할 수 있는 정치적 틀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 그렇게 해서 거국중립내각을 세우자는 거지요?

“거국 중립 내각이란 말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봐요. 중립이라는 게 있을 수 없는 거죠. 물론 중립이라는 의미는 박근혜, 국정에서 손 떼라는 의미로 시작됐지만 중립이라는 건 여도 야도 아닌 모두 공히 인정할 수 있는 내각을 말하는 거 아닙니까? 새누리당이 거국내각 구성에 발언권이 없다는 점에서 중립은 성립되지 못합니다. 국민과 야권이 인정하고 추대하면 그게 올바른 겁니다. 여기에 새누리당은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얘기하고 싶어요.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규탄대회에서 추미애 대표(오른쪽부터), 우상호 원내대표, 문재인 전 대표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리고 책임총리제, 2선 후퇴. 탈당 등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는데 이 모든 논의는 기본적으로 박 대통령 힘은 빼지만, 그 자리에 있는 것을 전제로 하는 거죠. 국민 95%가 비토하는 인물을 그 자리에 앉혀주고 시작하겠다는 건 아니지요. 이 모든 것에 매듭을 푸는 출발점은 거듭 강조하지만, 박근혜 퇴진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기대하는 대로 이번 사태의 수사과정, 수사방향, 수사 내용도 정돈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야권 지도자들의 입장도 다소 차이가 나요.

“이재명 시장, 박원순 시장, 그리고 안철수 전 대표는 차례차례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죠.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는 ‘중대결심’이라고만 밝히고 퇴진 발언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책임 있는 정당과 신중한 지도자의 모습이라는 식의 평가가 있지만, 그렇다면 국민은 책임이나 신중함이 없어서 그러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앞서 얘기한 사람들은 또 상대적으로 마치 무책임하고 신중하지 않은 사람처럼 되고 마는 건데, 현재 국면에서 우리의 모든 역량은 박근혜 체제 청산으로 모아져야만 모든 일의 매듭이 풀려요. 그렇지 않고 박 대통령이 자리를 보전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건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않고 스텝만 꼬이는 문제가 있는 거죠. 국민을 믿고 국민과 함께 가야 합니다.

지금 야당에서 책임 총리제법을 내놓은 사람이 있는데 저는 정신이 나간 사람이라고 봅니다. 국민의 요구는 거기 있지 않은 데 마치 책임총리제를 하게 되면 이런 상황이 정리될 수 있다고 보는데 그건 박근혜 자리보전과 권력분점이라는 정치거래에 불과합니다.

혹여 국민이 불안해하면 야당과 대선 주자들은 ‘걱정하지 마라. 우리 국민이 어떤 국민이냐? 모든 독재 체제를 청산해온 엄청난 항쟁의 역량을 가진 국민이다. 그렇게 해서 민주주의를 가져왔다. 우리 국민은 위대하다. 이후 일정은 절대 불안하지 않다. 이러한 국민과 함께하면서 수습할 수 있는 역량을 우리는 충분히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정치권 모두가 다 그동안 국정 경험도 있다. 이 힘을 모아내면 앞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민주정부 확실히 세울 수 있다”라고 해야 합니다. 이런 얘기가 나오면 국민은 좀 더 자신을 가지고 확실히 앞으로 길에 힘을 모아 나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 야당이 머뭇거리는데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야당은 아마 국민의 힘을 확신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민심의 분노를 안다. 하지만 혼란이 우려된다.’라고 말해요. 이건 국민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혹시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그걸 수습하고 감당하는 것이 정당의 책임 있는 자세 아닙니까? 그래서 ‘이건 이렇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라고 하면 되는 겁니다. 아니면, 수권정당의 자격이 없는 거지요.

정치는 정치권만 하는 게 아니잖아요, 시민, 학계, 그리고 젊은이부터 나이 드신 분까지 모두가 다 함께 모여서 논의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물론 전부 한자리에 모일 수는 없죠. 곳곳 곳곳에서 이런 게 이뤄지고 중앙에서는 이를 모두 융합할 수 있는 비상시국 체제를 만들고 여기에서 필요한 논의를 하면 됩니다. 야당이 이걸 두려워하는 게 아닌가 생각돼요. 자기들의 정책적 주도권을 국민에게 빼앗기는 걸 두려워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갖게 돼요. 그건 아니죠. 그걸 통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세상에 대한 비전, 자신감,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3일 오후 대전 동구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비상시국 간담회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적 주도권 확신하고 밀고 나가는 것이 답이다”

-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보면 4.19혁명 후 5.16쿠테타가 일어났고 6월항쟁 후 노태우 정부가 들어와 번번이 실패한 혁명인데 이번엔 다를까요?

“번번이 실패한 게 아니라 이게 계승 진화해 온 거죠. 4.19 혁명의 결과를 당시 무능한 야당에 넘기고 군사 쿠데타 세력에 빼앗겼죠. 6월 항쟁도 당시 양 김의 분열로 열매가 공중에 사라져 버렸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그런 과정을 보면서 그냥 물러서지 않았어요. 민주주의의 힘을 길러낸 겁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지요.

정치인들은 뭘 하고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지 다 알아요.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할 것에 대한 각오나 생각들도 많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과거 민주항쟁과 다른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군이 이런 상황에 움직일 것이란 걱정 안 하잖아요, 그만큼 상황이 달라진 거예요. 과거엔 우리가 거리로 나갈 때 제일 먼저 걱정한 건 군이 움직이거나 비상계엄 취할지 모른다는 것들이었죠. 그러나 지금은 과거보다 훨씬 좋은 조건이 된 겁니다. 그래서 국민적 자신감을 가지고 이 모든 사태를 국민적 주도권을 확신하고 밀고 나가는 것이 답이라고 보는 거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는 데 국민을 믿고 가는 지도자와 세력, 반면에 그런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지도자와 세력이 나뉘게 될 겁니다. 국민을 믿고 가는 정치 세력과 정당, 지도자가 이 과정에서 분명히 드러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