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오른쪽) <사진제공=뉴시스>

검찰 수사 결과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해명이 모두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 정부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 국가안보실로부터 최초 서면보고서를 받고서 사고 내용을 인지했다고 주장했지만, 수사결과 골든타임(10:17) 이후인 오전 10시20분경 첫 보고를 받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관저 침실에 머물렀고 사고 소식을 전하려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다. 결국 안봉근 제2 부속비서관이 관저로가 침실 앞에서 여러 차례 부른 끝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10시 22분경 김장수 실장에게 전화로 “단 한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수색”하라고 지시한다. 이 때는 이미 세월호가 108도로 전도돼 구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비서실(정무수석실)로부터 20~30분 간격으로 11회에 걸쳐 실시간 서면 보고를 받았다는 것도 거짓이었다. 대통령 비서실은 이날 오후 및 저녁에 단 두 차례 보고했을 뿐이었다.

특히 박근혜 청와대는 참사 당일 간호장교와 미용사 외에는 외부인이 청와대에 방문한 사실이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날 오후 2시15분경 최순실 씨가 관저를 방문했고 박 전 대통령과 ‘문고리 3인방’과 대책회의를 거쳐 중대본 방문을 결정했다.

▲ 28일 검찰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2014년 4월16일 최순실씨가 오후 2시15분께 청와대를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제공=뉴시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탑승객 구조 골든타임의 마지막 시간을 10시17분으로 설정하고 그 이전에 대통령 보고와 지시가 있었음을 가장하기 위해 범행(세월호 첫 상황보고 시각 조작)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를 접한 정치권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28일 논평을 통해 “300여명의 고귀한 목숨이 희생되는 동안, 박근혜 청와대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며, 훗날 책임이 거론될 것만을 염려하여, 보고 시간과 대통령의 훈령까지도 불법으로 변경하는 인면수심의 행태를 보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왜 그렇게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은폐하려 했는지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세월호 참사 시 국가와 대통령은 존재하지 않았고, 국가는 단 한명의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것이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행위”라고 규정했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이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토록 숨기려고 했던 7시간의 진실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며 다만 “최초 보고 시점으로 유추되는 10시20분부터 최순실 씨가 청와대에 들어와 회의가 열린 14시15분까지 박 전 대통령이 무엇을 하고 있었던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왜 정호성 비서관이 제때 보고하지 않았고, 네 시간여에 이르는 공백기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도 반드시 밝혀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추 대변인은 또 “지난 정권은 문서를 조작하고 청와대의 책임을 회피하도록 법까지 바꿨다. 청와대는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하고 유족들을 핍박했다.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국회에 틀어 앉아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유족들 비난했다”고 되짚었다.

이어 “의도적이고 악의적으로 책임을 은폐하는 데에만 급급했던 패륜정권과 그 기반세력들에게 반드시 응당한 죗값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는 페이스북에 “진실이 밝혀질 때마다 억장이 무너지고 숨을 쉬는 것조차 힘이 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