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 비영리 독립언론인 한국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이하 뉴스타파)가 2019년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이해 민국 100년 특별기획 <누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가> 시리즈를 준비했다.

지난 8일 사법부 지난 100년 편을 시작한 <누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가>는 1919년부터 현재까지 분야별로 조명하고 앞으로 대한민국 100년을 전망하려는 취지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해 지난 2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박중석 기자를 만났다. 다음은 박중석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박중석 뉴스타파 기자 <사진=이영광 기자>

- 민국 100년 특별기획 <누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가> 시리즈를 8일부터 시작하셨잖아요. 이 다큐멘터리는 어떻게 하게 되셨어요?

“내년이면 3.1운동 임시정부 100년이에요.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해이기도 해요. 지난 10년이라는 역사에서 한번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왜냐면 앞으로 100년 어떻게 갈 것이냐예요. 앞으로 대한민국 100년이 어떻게 진행될지 내다보기 위해서는 과거를 되돌아볼 수밖에 없어요. 과거 100년 동안 사실 단절되지 않고 매듭짓지 못한 역사잖아요. 대표적인 게 친일과 독재의 역사 우리 사회 굴곡진 오욕의 역사를 제대로 간절하고 혹은 반성하고 혹은 이거에 대해서 합의를 하고 지내온 게 없었단 말이에요. 그런 측면에서 지난 100년을 되돌아보는 기획을 하게 됐고요.

물론 지금 경제도 어렵지만, 우리 역사가 민주 공화제로 됐고 앞서 얘기한 대로 헌법에 적시된 3.1운동과 임시정부 법통을 이은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아 이런 기획을 하는 거에 대해서 특히 뉴스타파 회원뿐만 아니라 시민이 관심을 많이 두죠.” 

“올 8월부터 내년 12월까지 12편으로 각 분야 조망”

- 뉴스타파에서 2015년엔 <친일과 망각>이라는 다큐를 했고 2016년엔 <훈장과 권력>이라는 다큐를 했잖아요. 이어지는 거로 보면 되나요?

“그렇죠. 2015년에는 우리 사회 가장 큰 문제 사실 치명적인 문제일 수 있는 친일파의 청산 문제, 과거사 청산 문제 즉 과거사 정리 못 한 측면을 후손들 통해 이야기 해보려고 했던 거고요. 2016년엔 훈장 70년을 통해서 대한민국 역사를 되돌아보는 거였다면 지금은 2019년부터 과거 100년에 대한 것들을 각 사회 분야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이를테면 사법부나 군, 경찰, 정치, 관료. 그다음 사학 그리고 사법부 등에서 어떤 잘못을 했고 그것을 다시 한번 들춰내는 것이 아니라 그게 단절되지 않음으로서 각 분야에서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세력은 무엇이냐죠. 그 지배하는 세력이 어떤 과정을 통해 한국 사회를 지배하게 됐고 그들이 지금까지 제대로 된 것이 아니라 온갖 반칙과 일탈 탈법 등을 통해서 지배층을 형성해왔고 그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다룸으로써 앞으로 100년의 역사가 제대로 되기 위한 작업이라고 할 거고요. 앞서 얘기했던 대로 이전 두 다큐의 연장선이고 좀 더 포괄적으로 바라보는 거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 준비는 얼마나 하신 건가요?

“올해 초부터 기획이 들어갔어요. 매 년초 회원들 대상으로 어떤 사업 하겠다고 총회를 하거든요. 올해 사업 중 하나가 민국 100년 하겠다는 거고 회원들에게 약속했어요. 그 이후 준비 하며 첫 시작을 사법부로 잡은 거죠.” 

- 내년이 임시정부 100주년이라 내년부터 해도 될 텐데 왜 지금부터 하는 건가요?

“저희가 다룰 분야를 열 개 정도로 나눠봤어요. 할 일이 많아요, 앞서 이야기한 대로 사법 분야도 있고요. 정치도 있고 경제 분야도 있어요. 중요한 게 분단 문제 있고 한일, 한미 등 대외 관계도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사회 있어서 사학과 대학 교육의 문제도 있죠. 이렇게 분야별로 또 최근 들어서 기무사 문제가 있던 것처럼 정보기관, 군 경찰의 문제도 있죠. 분야별로 열 개 분야를 종합적으로 다루면서 그들의 지배계급,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성격 그리고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불법이 없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내년부터 하기보다 올 8월에 시작해서 내년 12월까지 12편 정도로 나눠서 각 분야를 조망해 보기로 해서 이번에 시작한 거예요.”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유튜브 영상 캡처>

- 각 분야별로 나눠 열 개 분야를 10~12부작으로 하겠다고 하셨어요. 근데 사법부가 2부 했는데 12부작이 가능할까요?

“제 말은 1, 2부 그리고 금요일 업로딩 되는 3부가 사법부 한편이 될 거예요. 그리고 분야별로는 1, 2부가 될 수도 있고 1부가 될 수도 있고요. 분야별로 10여 개 분야를 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아직까지 정확한 계획이 있는 건 아니고 프로그램 편수는 훨씬 많겠죠.”
 
- 현재 2부가 나가는 데 반응은 어떤가요?

“사법부를 처음 시작한 게 양승태 사법부 체제에서 최악의 사법 농단이 벌어졌잖아요. 그리고 3권 중 사법부는 선출되지 않는 권력이기도 해요. 그래서 시민사회가 어떻게 감시하고 참여하느냐가 중요하게 다가오거든요. 그런 점에서 사법부를 먼저 시작했어요. 특히 올해 같은 경우에는 제헌 의회 70주년이기도 해요. 그런 측면에서 먼저 사법부를 다뤘는데 아직 반응이 폭발적이지는 않아요, 하지만 앞서 얘기한 대로 3.1운동과 임시 정부 100년을 맞아 천천히 우리 역사 우리 사회가 어떻게 형성해 왔는지를 조망하는 프로그램을 조망했다는 측면에서는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하나는 뭐냐면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 거처럼 앞으로 미래 100년을 내다보려면 반드시 과거 100년을 천천히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렇지 않고 미래 100년을 내다볼 수는 없거든요. 그런 것들을 뉴스타파라는 작은 조직이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를 내다보는 측면에서 기획했다는 측면으로 또 다른 의미가 있고요.

또 하나는 올해 특히 재벌총수 일가들이 보여줬던 일탈이나 전횡이 있잖아요. 대표적인 게 대한 항공과 금호 아시아나죠. 이들이 가진 특권층으로서 반칙행위들 그리고 법고 제도를 무시하는 듯한 행동을 앞으로 자녀에게 물려줘야 하나가 저희 문제의식이기도 해요. 그런 잘못된 행태를 미래 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이런 기획을 통해서 우리 사회 각종 남은 문제와 문제의 원인 해결 방안을 다 함께 언론의 공론장으로 끌어올려 이야기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 최근 다시 건국절 논란이 있는데 ‘민국 100년’을 하는 건 대한민국 건국 시점이 1919년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렇다면 건국 100년이겠죠. 그러나 저희가 그렇지는 않아요. 왜냐면 나라를 세웠다는 의미에서 건국이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일부 세력들은 19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절이라고 해서 논란이 제기됐잖아요. 그렇다면 상해 임시정부가 건국이냐면 전 그렇게 보지 않아요. 다만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정부 형태가 바뀐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건국이라고 보지 않죠. 상해 임시정부 수립은 우리 헌법에도 나타났지만, 대한민국의 법통을 이어가는 거기 때문에 건국 100년이라고 하지 않아요.

쉽게 얘기해 일제 강점기까지 우리는 조선인이라고 불렀잖아요. 그때 우리나라가 없었나요? 나라가 있었지만 빼앗겼을 뿐이죠. 다만 빼앗긴 나라를 되찾을 때 정부 형태로 공화제를 선택한 거지 따로 나라를 건국한 건 아니라고 봐요. 그런 점에서 건국절 논란은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유튜브 영상 캡처>

- 1, 2부가 사법부에 대한 이야기잖아요. 민국 100년이라고 했는데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이야기가 주인 거 같은데.

“제헌과 사법 70년을 주로 얘기했는데 그중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대로 일제 강점기 시기에 판사와 검사 생활해서 친일 인명사전에 오른 분이 대법관 중에서는 19명 정도 되는데 그분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어요. 다만 지금 사법부 문제들이 어디서부터 발생한 거냐예요. 이를테면 양승태 체제의 사법 농단과 법원 행정처의 전횡 법원 행정처가 본연의 사법 행정들 판사의 재판을 보조하는 것으로 출발했지만 변질되어 사법부가 판사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곳으로 왜 변했고 왜 사법부 관료화가 된 것인지 그리고 사법부 독립성을 스스로 포기하고 마침 지금 서서히 드러나고 있지만, 재판거래 의혹처럼 사법부 독립을 내팽개친 이유는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70년 동안 추적하려고 했어요. 그 과정에서 과거 친일 판사에 대한 단절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단절하지 못했던 것들 그리고 독재에 영합하고 부역한 역사도 많잖아요. 대표적으로 긴급조치와 인혁당이죠. 그런 점에서 반성이 없었던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뤘었어요.” 

- 긴급조치 판사들 이름을 다 공개했는데 어떻게 하게 된 거죠?

“사실 긴급조치라는 게 민주주의 암흑의 시대잖아요. 그리고 거기에 수많은 죄 없는 이들이 유죄 판결을 받고 옥살이 등 온갖 고초를 겪었단 말이에요. 그 재판에 참여해서 그들에게 죄를 물었던 사람이 판사예요. 그런 점에서 재판관들 역할이 결코 가볍지 않아요. 그 부분인 2006년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에서 긴급조치 시대를 일정하게 불법성이라고 보고 그걸 조사했단 말이에요.

2006년 하반기 보고서를 통해서 2007년 1월에 전체 긴급조치 참여한 판사 명단을 공개한 적이 있어요. 그 명단을 뉴스타파에서 10년이 지났지만 한 번 더 보자고 하며 살펴보기 시작했는데 그게 공교롭게도 진실 화해 위원회는 한시적 기구라 없어졌잖아요. 업무를 계승한 게 행정안전부의 과거사 지원단이에요. 홈페이지를 봤는데 유독 2006년 하반기 보고서에 148페이지 분량의 유신 판사들의 재판 했던 요약과 재판관들 명단이 들어 있는 부분이 삭제돼 있었어요.”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유튜브 영상 캡처>

“사법부 유독 반성에 인색…과거사 매듭짓지 않으면 발전 없다”

- 왜요?

“저도 왜 삭제됐는지 궁금했어요. 행정안전부에서는 삭제된 사실도 모르고 누구에 의해 삭제했는지 그리고 어떤 근거와 절차에 따라 삭제했는지 전혀 파악 못 하고 있더라고요. 알겠지만 진실화해위 조사 보고서는 매년 분기별로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개하도록 되어 있어요. 그런데 수많은 보고서 중 유신 판사 목록만 삭제된 거예요. 저희도 사실 굉장히 의아스럽고 공무원도 당황스러워했어요. 왜냐면 그런 사실을 저희가 물어보기 전까지 알지 못했거든요.

긴급 조치라는 어두운 시대에 참여한 재판관이 있었고 재판관 상당수가 대법관이나 국무총리 대법원장까지 고위직까지 영전했단 말이에요. 그런 걸 우리가 다시 한번 들춰내고자 하는 건 이들의 잘잘못을 따져서 이들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어두운 역사에 대한 잘못 양심에 그릇된 판결 했다면 사법부 전체가 반성하는 게 필요하지 않냐는 차원에서 한 번 더 정부가 삭제한 내용 어떤 경위로 삭제했는지 파악 안 되고 있어요. 하지만 정부가 그걸 삭제했다면 뉴스타파라도 정부를 대신해서 그런 걸 공개하는 게 좋다는 거죠. 그런 걸 알리고 그런 건 우리가 잘한 거뿐만 아니라 잘못해서 부끄러운 역사도 시민에게 공개함으로써 반성을 이끌어 낸다는 측면에서 그걸 올린 거예요.” 

- 취재를 해오시며 느끼는 점이 있을 거 같아요.

“아직은 ‘민국 100년’ 프로그램이 첫 시작이에요. 고작 사법부만 다뤘을 뿐이에요. 앞으로 많이 다룰 텐데 하나가 뭐냐면 절실히 느끼는 게 우리 사회는 반성이 없다는 게 느껴졌어요. 그건 이전 다큐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굉장히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사람 개인을 평가할 때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죠. 그러나 그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 사람의 태도를 보고 그 사람의 품성이나 인성을 판단한다고 하잖아요. 흔쾌히 잘못을 인정하는지 그리고 다시 그러지 않겠다고 반성하는지 부분인데 지금까지 사법부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그렇지만 과거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반성하는 데 인색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요. 문재인 정부의 가장 첫 번째 과제는 적폐청산 즉 과거 정리죠. 1년 지났지만 이제 조금 되어 가는데 피로도를 얘기하잖아요.

“여전히 과거사가 우리 발목 잡는 측면이 여전히 있어요. 과거사를 어느 순간 매듭짓지 않으면 발전이 없어요. 근데 그런 측면에서 지난 과거 100년의 것들을 제대로 천천히 되돌아보지 않으면 앞으로 100년도 내다볼 수 없다는 거예요.”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유튜브 영상 캡처>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유튜브 영상 캡처>

- 과거 10년 정리하자는 거도 그만하자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렇죠. 언제나 저항하는 세력은 있죠. 자기가 가진 것이 많으면 내려놓기를 싫어하고 그런 걸 들춰내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있죠. 그런 걸 기득권이라고 하는데 기득권에 대한 끊임 없는 압박과 이런 걸 통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앞서 얘기한 대로 이제 시작이에요. 우리 사회 문제점들 그리고 한 사회가 가지고 있는 것을 각 분야별로 그들이 지배하는 시스템이 재생산되고 그런 게 얽혀있는 혼맥이나 가계도 분석을 새롭게 시도해 보기도 해요. 특권층이 서로 간 혼사를 통해서 그들의 세력을 강화하고 특권을 재생산하는 게 없잖아 있잖아요. 재벌의 혼맥이 대표적이고 그런 부분도 새롭게 분석해 보려고 하고요. 각 사회가 단순하게 예전에 잘못한 걸 들춰내는 게 아니라 그들의 잘못이 어떻게 현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현재 일어나는 현재의 모습이 상당수 시민은 어떤 식으로 고통받고 있는지 어떤 식으로 압박받고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하고요. 그걸 통해서 앞으로 100년이 우리 미래 세대에게는 보다 좋고 나은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그런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게 이 기획이죠.

아직 정리는 안 돼 있어요. 그러나 최대한 모든 취재를 통해서 그런 부분을 채워나가려고 합니다. 아직 시작이라서 완성된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포부를 가지고 있는데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저희가 프로그램할 때는 프로그램을 내놓는 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는 데에 기여할수 있다는 보람을 통행하잖아요. 그런 게 있길 바라는 게 제 생각이고요. 그런 점에서 최선을 다해보려고 해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요즘 경제도 힘들고 여러 가지 힘들죠. 그러다 보니 지금 힘든데 왜 과거 얘기를 하냐는 목소리도 있잖아요. 그런데 제가 앞서 이야기한 대로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혹은 과거를 잊은 집단에 미래는 없거든요. 우리가 과거를 돌아보는 건 단순한 역사 공부가 아니라 과거 문제가 현실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저희 프로그램 많이 관심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이영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