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새벽 경남 창녕군 이방면 우산마을 인근 낙동강 본류 제방이 유실돼 인근 장천리 구학·죽전마을 등 2개 마을이 침수됐다. <사진제공=뉴시스>

계속된 집중호우로 낙동강 본류 둑이 터지자,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합천창녕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9일 새벽 경남 창녕군 이방면 합천창녕보 상류 260m 지점의 낙동강 본류 둑이 불어난 강물의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50m가량 붕괴됐다.

이날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창녕군 이방면 장천리 토박이 주민들은 “지금까지 살면서 낙동강 둑에서 물이 새는 것은 봤어도, 둑이 터지는 것은 처음 봤다”며 “4대강 사업을 한다면서 낙동강에 보를 만들고 둑을 높일 때부터 언제고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환경단체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집행위원장은 <서울신문>에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보를 건설하며 첫 번째로 내세운 효과가 홍수 예방인데 이번 낙동강 본류 둑 붕괴 사고를 통해 홍수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4대강에 건설한 보를 모두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개인 블로그에 올린 “또 다시 밝혀진 4대강사업의 허구성”이란 제목의 글에서, 최근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 대부분이 산간지역이나 지천 부근에서 발생했다며 “과거 발생했던 홍수 피해의 96%가 이런 지역에서 발생했고, 오직 4%만이 4대강 본류에서 발생했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그러니까 홍수 피해를 막는다는 4대강 사업의 명분은 애당초 허구였던 것”이라며 “4대강 본류는 지난 세월에 이미 홍수 피해를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채비를 갖춰 놓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만히 놓아두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을 공연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댐을 개방해 물이 자유롭게 흐르도록 만들었더니 강이 되살아났다는 보도를 여러 번 봤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댐을 해체하든가 개방할 생각을 않고 민적거리고만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구 교수는 “4대강 사업이야말로 부동산 투기 조장책 못지않은 MB정권의 적폐 중 적폐 아니냐”며 “무엇 때문에 과감한 청산을 하지 못하고 민적거리고 있는지 한심할 따름이다. 이 정부가 역사에 공범으로 기록되는 비극을 피하려면 신속하게 행동해야만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달 21일 <뉴스타파>의 “문재인정부의 4대강” 보도에 따르면, 국제적인 하천학자 한스 베르하르트 독일 칼스루에 공대 교수는 “모든 댐(보)을 없애야 한다”며 “4대강의 댐은 아무 효용이 없다. 시간이 갈수록 비용만 늘어나고 강은 파괴될 뿐”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처음부터 4대강사업으로 만든 댐(보)은 아무런 효용이 없이 피해만 발생시키는 구조물이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댐(보)이 있으니 쓸 방법을 찾자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발상”이라 지적하고는 ‘강을 흐르게 하면 자연이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