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패싱’ 논란을 부른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사후 보고는 조사 중 김건희 씨 조사가 중단될 가능성에 대한 수사팀 우려를 반영한 조치로 알려졌다고 22일 채널A가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김건희 씨 측이 “조사 사실이 외부로 노출되면 조사를 계속 받기 어렵다”는 의사를 검찰에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조사 당일 김건희 씨를 조사했던 검사들도 휴대전화를 사전에 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이치모터스 조사 종료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김건희 씨의 몸 상태가 나빠지면 중간에 조사를 멈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김건희 씨 측 입장도 수사팀에 전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 <이미지 출처=채널A 보도영상 캡처>

채널A는 “이런 이유들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없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조사를 마치고, 명품백 수수 관련 조사를 들어간 뒤에야 총장 보고가 가능했다는 게 수사팀 논리”라고 했다.

같은 날 JTBC 보도에 따르면, 이창수 중앙지검장은 2주 전인 7월 둘째 주에 제3의 장소에서 김건희 씨를 조사하겠다고 했고, 당시 이원석 총장은 “비공개로 하되, 검찰청사에서 조사하는 걸 원칙으로 세워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불과 이틀 뒤 제3의 장소에서 조사가 강행됐기 때문에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에 총장 지휘권이 없어 뒤늦게 보고했다’는 중앙지검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됐다.

JTBC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우선 총장이 지휘권이 없다는 게 이유라면 토요일 밤 11시 30분에 뒤늦게 총장에게 보고할 때 도이치 사건을 보고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하지만 당시 명품백과 함께 도이치 사건도 함께 보고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또 도이치 사건을 맡고 있는 변호인이 지난주 금요일(19일) 검찰에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자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이 된다”며 “당시 이창수 지검장은 명품백 의혹도 함께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랬다면 당시에 즉시 총장에게 보고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앙지검은 조사가 불발될 우려가 있어 사전 보고 없이 수사했다고 해명”했지만 “결론적으로는 김건희 여사 측에서 원하는 장소, 원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진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라고 꼬집었다.

▲ <이미지 출처=JTBC 보도영상 캡처>

JTBC 아울러, 이미 이달 초 이원석 총장이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지휘권 회복을 구두로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이 때문에 ‘예견된 패싱’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이 총장에게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는 정식공문으로 지휘권 회복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지검의 해명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가운데 김어준 씨는 23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검찰총장이 인정한 그 특혜를 제공한 서울중앙지검장은 왜 사전보고를 안 했냐는 질책에 대해 ‘반대할까 봐’라고 답했다고 한다”며 “그러니까 검찰총장이 반대하더라도 대통령 부인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조사하라고 지시한 검찰총장보다 힘센 누군가가 있었다는 소리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같은 날 김진애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자기가 픽한 경호처 안방으로 검찰 부른 김건희. 게다가 외부 유출되면 안 된다고 검사들 휴대폰 제출하게 만들고, 몸이 불편하면 조사 중단할 수 있다고 엄포까지? 김건희 특검을 스스로 자초한 김건희. 국민 농락을 언제까지?”라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