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KBS가 자사 취재기자의 노트북에 붙은 세월호 추모 리본을 다시보기 영상에서 모자이크 처리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이 일고 있다.

KBS ‘뉴스9’는 25일 현장 취재기자와 생중계로 연결해 '방송4법' 등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상황을 전했다. 

당시 취재기자의 노트북에는 세월호 추모 스티커가 붙어 있었으나 다시보기 영상에서는 모자이크 처리됐다. 해당 기자는 같은 날 오후 11시 ‘뉴스라인’에서도 국회 상황을 생중계 했는데 노트북에는 세월호 스티커가 떼어져 있었다. 이후 KBS ‘뉴스9’ 전체 영상에서 해당 리포트만 삭제됐다. 

MBC에 따르면 뉴스 직후 담당 기자는 부서 간부 2명으로부터 잇따라 전화를 받고 “이건 아니지 않냐”는 질책을 들었고, ‘직접 수정하라’는 지시를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기자는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지시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 등 세월호 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권에 대한 눈치 보기를 넘어 KBS가 먼저 나서 세월호 노란리본을 금기시하고, 세월호참사를 지우려는 파렴치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과도한 검열을 통해 세월호 노란리본에 정치적 낙인을 찍어 혐오를 재생산하는 행위”라고 분노했다. 

이어 세월호 단체들은 “KBS는 뉴스가 나간 이후 세월호 노란리본 스티커를 모자이크 처리한 책임자를 찾아내 진상을 밝히고 엄중히 책임을 물으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박민 사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공영방송을 개인 방송국으로 전락시킨 책임으로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이게 언론인가”라며 비판했다. 그는 “방송에서 모자이크를 하는 경우는 담배, 흡연, 흉기, 상표, 선정적이거나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장면, 물의를 끼친 인물 등이다”라며 “세월호 리본이 이 중 어디에 해당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세월호 리본은 단순히 장식이 아니라,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국민적 의지와 약속”이라며 “이것을 모자이크 처리했다는 것은 세월호를 우리의 기억 속에서 지우려하고, 왜곡하려는 세력들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모자이크 사태는 KBS가 이러한 세력과 함께 한다는 증거”라면서 “KBS는 스스로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완전히 상실했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공영방송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정권, 더 나아가 이 나라의 보수 세력은 세월호를 지워버리고 싶은가”라며 “세월호의 추모가 뉴스에서는 비쳐서도 안 될 흉물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민 사장, 그리고 박민 사장과 함께 KBS를 망가뜨리고 있는 이들에게 경고한다”며 “KBS를 망가뜨린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변인은 “국민의 공영방송을 권력의 애완 방송으로 전락시킨 책임은 임기가 끝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며 “별이 된 희생자들의 죽음을 우롱하는 작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