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을 ‘8대 1’로 해산으로 재판관 구성의 독립성 등에 논란이 빚어진 가운데 재판관의 독립성, 전문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헌법재판소 자체 보고서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헌법재판소 산하 헌법재판연구원은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자격, 구성방식 및 임기’라는 제목의 연구 자료에서 “현실 정치나 사회의 지형이 헌재 결정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며 “헌재 구성방식 등에 관한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려진대로 현재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중 3명은 대통령이, 3명은 대법원장이 각 추천한다. 또 나머지 3명은여당과 야당이 1명씩 추천하고 1명은 여야 합의로 뽑는다.

헌재연구원은 “재판관의 민주적 정당성, 독립성 확보를 위해 대법원장의 지명 제도, 사법부의 관여를 인정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재판관 3명을 지명하고, 국회가 재판관 6명을 선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정당 간 배분은 자질이 있는 재판관 선출을 보장하지 못하며, 정당의 성향에 따른 인물이 선출돼 정치적 영향력을 받을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진보당 해산 이후 지적되는 문제점들에 대해 인정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정치적 계산에 의한 선출이 아니라 가능한 한 재판관으로서의 독립성을 갖출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인물을 재판관으로 선출하기 위한 방식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 19일 오전 10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에서 최종 해산을 선고했다. ⓒ go발뉴스(황정현)

헌법재판소는 지난 19일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을 재판관 8대 1로 결정하자 법조계 안팎에서 헌재가 한국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획일적이고 보수적인 재판관들 성향이 오히려 헌법의 근간인 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재판관 인적구성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