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는 이날 인터뷰에서 한중일을 언급하며 “역사 인식은 매우 중요하기에 제대로 사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상대국이 ‘시원하게 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 정도 사죄했으니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자잘한 사실이 어쨌건 간에 (일본이) 타국을 침략했다는 개요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무라카미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는 8월 예정된 아베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 발표’와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담화 내용에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 문구를 넣을지 말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카미는 이어 “동아시아 문화권에는 아주 큰 가능성이 있다. 시장으로써도 매우 큰 양질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서로 으르렁대서는 좋은 일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일본과 한중 사이의 갈등에 대해서는 “지금 동아시아에는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일본이 경제대국이고 중국과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던 시대에는 여러 문제가 억제돼 왔지만 중국과 한국의 국력이 크게 상승해 그 구조가 무너지면서 봉인됐던 문제가 분출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힘이 저하해온 일본에는 자신감 상실 같은 것이 있어서 좀처럼 그런 전개(한국과 중국의 부상)를 솔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3국 관계가) 진정될 때까지 분명 파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그는 “오랜 기간 살던 땅을 돌연 떠난다는 것은 인간의 혼이 부분적으로 살해되는 것과 같다”며 “그런 사람을 15만명이나 만들었다는 것은 국가 존재의 근간과 관련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조적인 위험성을 가진 채로 원자력발전소를 재가동하는 것은 국가의 도덕차원에서 봐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