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4.16 가족협의회 등은 20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세월호 1주기 추모 탄압과 유가족 및 시민들의 피해 상황을 발표했다.©go발뉴스(강주희) |
“하루 아침에 내 새끼를 잃었어요. 그 이유를 알고 싶어 거리로 나왔는데, 가족을 잃으면 이 나라에서는 범죄자 취급을 받더군요. 유가족을 보호해야할 경찰은 정말 피도 눈물도 없어요.”
단원고 2학년 3반 고 정예진양의 어머니 박유신씨의 말이다. 박씨는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대회’에서 경찰에게 폭행을 당했다. 팔이 뒤로 꺾이고 사지가 들렸다.
같은 반 김도언양의 어머니 이지성씨도 경찰 진압에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캡사이신이 묻은 장갑을 이씨의 눈에 비비고, 강제로 양팔을 뒤로 꺾어 호송차에 태웠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바닥에 머리를 크게 부딪쳤다.
4.16 가족협의회와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4.16약속국민연대는 20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세월호 1주기 추모 탄압과 유가족 및 시민들의 피해 상황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통령은 가족들이 추모조차 할 수 없도록 만들고 혼자 해외로 나가더니, 경찰은 국민들이 아예 추모를 할 수 없도록 폭력을 휘둘렀다”며 “진상규명 방해하는 대통령과 추모 방해하는 경찰은 필요 없다”고 비판했다.
| |
 |
|
| ▲18일 오후 4시경 경찰의 최루액 발사에 집회 참가자들이 황급히 대피하고 있다.©go발뉴스(강주희) |
이어 “(18일) 경찰은 경복궁 앞에 있는 가족들의 존재를 가리기 위해 차벽을 설치하려고 시도했고, 이에 항의하는 가족들을 연행하기 시작했다”며 “연행과정에서 유가족의 목을 조르며 제압하는 경찰의 모습은 마치 테러진압에 나선 특공대를 연상케 했다”고 말했다.
또 “미리 대시시켜놓은 차벽을 재빠르게 설치해 광화문으로 가는 길목을 막아섰으며 이 과정에서 캡사이신 사용과 최루액이 섞인 물포를 무차별 발사하는 등 공격적인 대응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저항은 불법, 차벽 설치는 합법?
‘세월호 집회 감시대응팀’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차량 470여대 등을 동원해 경복궁과 광화문 광장, 세종로 사거리를 차단했다. 모두 청와대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경찰병력도 172개 부대 1만3700명으로 대폭 늘렸다. 지난 16일에 이어 18일에도 등장한 차벽은 결국 시민들의 추모행렬을 가두어버렸다.
감시대응팀은 기자회견에서 “광화문, 청계, 경복궁에 이르는 모든 도로와 인도는 마치 ‘계엄’에 준하는 상태가 돼 청와대로 통하는 모든 도로와 인도가 경찰에 의해 점령됐다”며 “차벽은 모든 통행을 금지하는 전면적 통제 행위이며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봉쇄조치”라고 지적했다.
| |
 |
|
| ▲ 경찰의 세월호 집회 경찰 배치 문건.(자료출처=세월호집회감시대응팀)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도 “경찰의 차벽설치는 명백한 위헌위법”이라고 지적한 뒤 “경찰은 차벽설치를 적법한 것처럼 행사하면서 시민들의 저항에는 처벌만 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경찰은 “시민의 안전과 집회 관리를 위해 운용하는 질서유지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009년 헌법재판소는 서울광장 차벽설치에 관한 위헌결정에서 “급박하고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취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판시했다. 즉 차벽은 집회의 해산사유보다 더 엄격한 요건에 설치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비무장한 유가족· 시민 제압하는 무장경찰
이날 경찰의 무리한 연행 과정은 부상자 속출로 이어졌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경찰 폭력에 의한 부상자만 100여 명이 넘는다”며 “이중 무릎이 골절되고, 단기간 의식 상실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 20대 여성은 경찰 5명이 전봇대에 밀어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무릎분쇄골절 중상을 입은 50대 남성과 경찰에게 허벅지를 밟혀 대퇴관절염좌를 입은 시민, 다리가 찢어져 병원으로 이송된 시민단체 회원도 있었다.
| |
 |
|
| ▲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대회’에서 경찰이 시민들에게 몰대포를 쏘며 진압하고 있다.©go발뉴스(강주희) |
경찰의 캡사이신과 최루액 살포에 각결막염과 피부손상을 호소하는 이들도 나왔다. 이 가운데 어린이와 노약자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소속 전진한 의사는 “경찰이 마치 시위대에 부상이 없었다는 듯 주장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라며 “이는 곧 적반하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유가족들의 부상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경찰 버스 지붕에서 안전매트 위로 떨어지자마자 경찰에게 목이 졸리고 사지가 들려 연행됐다. 경찰은 김씨가 부상을 입었음에도 적절한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안경이 깨지고 손목과 무릎 등에 타박상을 입은 유가족도 있었다.
| |
 |
|
| ▲ 세월호 유가족들이 경찰 인력에 막혀 서울 광화문 담벼락 아래 앉아 있다.(이미지제공=팩트TV) |
연행과정에서 경찰의 성추행 문제도 제기됐다. 인권침해감시단의 곽이경씨는 “경찰이 여성을 무리하게 잡아당기며 연행했다”며 “일부 남성 경찰들은 여성 참가자들의 윗옷을 옆구리까지 들어 올렸다”고 지적했다. 집회현장에서 여성 참가자가 연행될 경우 여경이 연행해야 한다.
세월호 유가족은 경찰 진압 과정에서 폭력, 부상 등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형사고소 등 법적 절차를 검토할 예정이다.
416연대 정세경 상임위원은 “희생된 아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집회 참가자들의 손에 들려 있던 것은 꽃과 손 피켓 뿐”이라며 “경찰의 과잉진압과 인권탄압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