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비중 축소는 일선 교육현장의 여론과 정반대 정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지난해 ‘문‧이과 통합 역사과 교육과정 재구조화 연구’를 위해 전국 역사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1.9%가 “현행처럼 하거나 근현대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조사는 교육부과 의뢰하고 교육평가원이 주관하여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중고교역사교사 1342명을 상대로 실시했다.

▲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 10명 중 8명은 한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사 비중을 지금처럼 전근대사 비중과 같거나, 근현대사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미지 ; 교육부가 의뢰한 설문 조사 결과).

정부가 이번 역사 교과서 개정을 추진하면서 “교육 현장 일선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교육과정을 쉽게 편재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는 그야말로 ‘핑계’였음이 드러났다. 정부가 주관하여 실시한 여론조사결과도 무시하고 진행한 교과서 개정 방향이란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13일 ‘go발뉴스’가 역사정의실천연대와 전국역사교사모임으로부터 입수한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중학교 역사 교과서 한국사 영역의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율은 같거나 근현대사가 좀 더 많아야 한다’는 응답이 53.4%로 ‘전근대사가 더 많아야 한다’고 응답한 46.7%보다 더 많았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중은 현재와 같이 5대 5로 해야한다는 응답은 34.92%, 전근대사를 4, 근현대사를 6으로 근현대사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응답은 23.81%였다.

반면, 전근대사의 비중이 근현대사의 비중보다 많아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모두 합쳐 21.43%에 불과했다. 근현대사의 비중이 더 많아야 한다는 비율은 40.58%로 전근대사의 비중이 더 많아야 한다는 응답보다 두 배 가까이나 높았다.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서술 분량 및 시기와 관련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교사 42.3%가 현행처럼 전근대사 42%, 근현대사 58% 비중이 적정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16.5%는 ‘현행보다 근현대사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응답자의 39.6%는 ‘현행보다 근현대사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답했다. 교사 10명 중 8명은 한국사 교과서 비중을 현행처럼 하거나 근현대 비율을 더 늘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편,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국역사교사모임 조한경 회장은 지난 12일 정부가 주관해 연세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2015 역사과 교육과정 시안’ 내용에 강하게 이의제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