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현직 교원’에게만 노조 조합원 자격을 부여한 교원노조법 제2조와 동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28일 내렸다.

헌재는 이날로 26번째 생일을 맞은 전국교지원노동조합이 ‘법외노조’라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최악의 생일선물을 안겨줬다.

이날 헌재 대심판원에서 내려진 최종결정에 박한철 소장 등 8인 “교사들로 이뤄지는 교원노조의 특성을 고려할 때, 조합원 자격을 ‘현직교원’에게만 부여한 해당 조항은 헌법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김이수 재판관은 ‘교원이라는 이유로 헌법에 보장한 노동 3권을 제한할 수 없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은 지난 2012년 야당 추천 몫으로 헌법재판관에 임용됐다.

▲ 김이수 헌법재판관. 이미지 출처 ;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김 재판관은 앞서 지난 해 12월 19일 구통합진보당의 위헌정당해산심판 결정 때도 홀로 통진당 해산에 반대 의견을 냈다.

헌재 선고 전 전교조 송재혁 대변인은 ‘go발뉴스’와 통화에서 “지금의 헌재 인적구성과 구 통합진보당 위헌정당 해산 결정을 내린 일련의 상황들을 볼 때 비극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같은 예감이 현실화 된 것이다.

헌재의 교원노조법 위헌법률심판 결정에 따라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노조 아님’ 통보 취소소송을 진행 중인 전교조로서는 합법적인 조합의 자격을 잃게 될 처지에 놓였다.

“전교조 헌재 결정 ‘최악의 정치판결’ …헌재가 정치재판소인가?”

이 같은 헌재의 결정에 그동안 헌재 재판관 인사권자가 여권(대통령, 대법원장, 대법관, 여당 몫)에 편중된 현재의 구조로 이미 예상된 판결이자, 사회 소수의 목소리가 무시되는 헌재의 판결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비판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헌재 판결 직후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헌법 교수는 ‘go발뉴스’와 통화에서 “인적구성도 대통령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원장, 여당 몫으로 정부‧여당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정권 편향적인 판결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또 현재 헌재 재판관은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50대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들이 가질 법한 보편적인 보수성이 판결에 녹아 나와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는 헌재가 되레 민주주의의 핵심인 다원성, 가치상대성을 몰각하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헌재의 인적 구성과 제도 개편 등을 국회에서 심도 깊게 논의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헌재의 결정에 정치권에서는 “최악의 정치 판결”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헌재 선고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헌재 판결은 전교조 26번째 생일날 죽음을 선고한, 최악의 정치판결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헌법 정신에도, 국제적 기준에도, 사회 상식에도, 그 어떤 것 하나에도 맞지 않는 편향된 판결”이라며 “대법원, 고등법원의 그간 판례를 무시하는 자기부정 판결이자 노조 결성의 자유라는 헌법 정신을 좁게 해석한 편향적 판결”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명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진 전교조 죽이기 최종판이자 국정원 등에 의해 자행된 노조 죽이기의 결정판으로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또한 이명박근혜 정부 기간 헌재판결의 정치적 편향성이 계속 반복되면서 소수 의견이 무시되는 사회에 대한 우려가 깊었다. 이번 판결로 헌재가 아니라 정치재판소라고 불러야 하는 것은 아닌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 이인영 의원 티위터 캡쳐.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은 이날 판결에 앞서 자신의 SNS를 통해 “전교조를 응원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판결 직후 네티즌들도 “헌재가 6만영 조합원 중 해직교사 9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는 이유로 전교조를 결국 ‘법외노조’로 판결, 국정원이 공작했던 결과대로 전교조 무력화, 박근혜정권의 꼭두각시로 전락한 헌법재판소 이대로 좋은 가요?”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편, “예상했던 결과! 판사도 국정원이 뽑는 조선총독부 아니었던가!”라고 비꼬는 반응도 보였다.

▲ 트위터 화면 캡쳐.

▲ 트위터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