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 확산 및 대책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열린 8일 오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답변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문형표 장관은 8일 오전 메르스 관련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이 최초 보고 일자를 묻자 “5월 26일 국무회의에서 첫 보고를 했다”고 답했다. 첫 환자가 발생한 날(5월 20일)보다 6일 늦은 시점이다.

이 의원이 “그건 긴급회의 석상에서 말씀 드린거지 찾아가서 보고한 것은 없다는 얘기”라고 지적하자, 문 장관은 “유선 상으로 통화하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 상황이 좀 더 심각해지면서 추가 대책 등도 보고했다”고 했다.

여야는 이날 긴급질의에서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메르스 방역망 곳곳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정부가 지난 7일 메르스 관련 병원 24곳을 공개한 것으로 두고, ‘뒷북 대응’을 했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평택성모병원에 들렸다가 격리 조치가 필요 없는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된 새누리당 유의동 의원은 “정부의 메르스 대응은 낙제점”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메르스) 매뉴얼은 현장에서 무용지물로 혼란만 가중시켰다”며 “129(보건복지 콜센터)에 수십 차례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의사 출신의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14번째 환자가 기저질환이 있는 점을 복지부가 숨겼다”며 “정부의 비밀주의가 병을 키웠다. 환자 정보를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형표의 저주.. ‘꼬리 자르기’ 의혹 제기돼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은 “메르스로 온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 대통령은 어디 있었나. 국민에 대한 애정과 존중이 없는 대통령”이라며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문 장관이 말하면 반대로 된다고 해서 ‘문형표의 저주’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문 장관의 무능이 국민에게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보건전문가도 아니고 사태 수습에 장애가 될 뿐”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문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문 장관은 “환자를 늦게 파악한 점과 환자 관리망을 너무 협소하게 짠 것이 미흡했다”며 사과했지만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문 장관은 “초기 대응에서 면밀하게 대응했으면 더 빨리 메르스를 종식시켰을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정부 대응이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정책이든 매뉴얼대로 한 것은 실패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메르스 대응 실패론이 박 대통령에게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판 여론이 문 장관에게 쏟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성난 국민 달래보려는 마녀사냥식의 꼬리 자르기나 다름없다. 박근혜 정부의 국민 전환용 꼼수에 불과하다”(@kk***), “문형표 장관에게 모른 책임을 지게 하면 그것이야말로 꼬리자르기다”(@eec***), “뒷북으로 국민 불안 키운 문형표는 무능의 표본”(@jmlee***)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