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메르스 노출자 진료병원으로 지정된 서울 신내동 서울의료원 메르스 선별진료 접수처에 병원 관계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메르스 관련 연석회의에서 서울의료원의 이메일 사태에 대해 즉각 사과했다. 박 시장은 “메르스 환자 거부는 해당 의료진의 개인적인 견해였고, 서울의료원의 공식 입장이 아니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의료기관인 서울의료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메르스 환자 치료 병원이다. 메르스 진료가 가능한 음압병실까지 갖췄다. 현재 단일 병원 중 가장 많은 8명의 메르스 확진환자가 입원해 있다.

시에 따르면 서울의료원 진료부장인 서모씨는 지난 8일 오후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29개 의료기관을 거친 환자가 오면 받지 말자’는 내용의 이메일을 소속 의료진 100여명에게 보냈다. ‘꼭 필요한 경우에는 진료부장이 의무 부원장과 상의하라’는 내용도 첨부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의료원은 서씨의 보직을 해임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메르스 환자를 받지 말자는 의도가 아니었다”면서 “병원 내 감염자 늘어나는 것에 대해 의료진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차원에서 보낸 것”이라고 ‘go발뉴스’에 전했다.

이 관계자는 “메르스 감염 병원에 대해 잘 모르는 의료진이 만약 환자 이송을 허락할 경우 서울의료원은 메르스 발생 병원이 되고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가 간다. 이를 염려해 서씨가 1차적으로 메일로 시급히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원 소속 전문의 100여명은 환자 이송권한을 갖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의료진들을 모두 불러 메르스 감염 병원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당시 상황이 여의치 못해 이메일로 급하게 전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이송을 전원 당분간 중단하세요’라는 표현을 ‘전원 금지’라고 잘못 표기한 것 같다”며 “메일이 전달된 당일에도 의료원은 메르스 감염 병원에서 이송된 9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부산에도 메르스 환자 거부 오해 발생

한편, 부산 동래봉생병원에서도 메르스 환자 진료를 거부하는 안내문이 붙어 한 때 소동을 빚었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지난 9일 이 병원 출입구에는 ‘동래봉생병원은 메르스(MERS) 관련 진단치료가 안됩니다. 증상이 있으신 분은 벨을 누르신 후 들어오지 마시고 대기해 주십시오’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메르스 환자 진료를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병원 측은 10일 안내문을 교체했다. ‘의심 환자는 입구에서 벨을 누르면 직원이 나와 도와드리겠다’는 내용이다. 동래봉생병원은 정의화 국회의장의 소유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병원 앞 격리실에서 진료를 하기 때문에 기다려 달라고 한 것이 오해를 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