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토요촛불문화제에서 가수 장하나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go발뉴스(강주희)

자유 발언에 나선 신요섭씨는 세월호 농성장에서 자원 봉사를 하며 느낀 소회를 밝혔다. 신씨는 “서명대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서명을 하면 불이익을 받느냐’는 질문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마당에 왜 그걸 걱정해야 하는지 궁금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과거로부터 역사를 받아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어떤 역사로 미래에 전달해야할지 고민해야 된다”며 “세월호를 잊지 말아야 할 이유는 아직 그 안에 9명의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씨의 발언에 이어 세월호 유가족 오병환씨(단원고 오영석 군의 아버지)가 발언대에 올랐다. 오씨는 지난 1년 동안 광화문 광장을 지키며 느낀 생각과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 1년간 국민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해주셨다. 그리고 지난 1일 또 다시 모아진 서명서를 청와대에 전달하려 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또 이를 거부했다. 정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광화문 광장은 더 이상 세월호만의 광장이 아닌 국민의 광장”이라며 “1년 전 오늘 처럼 국민들이 다시 똘똘 뭉쳐 박근혜 정부를 압박하자. 세월호와 가라 앉은 진실을 국민들이 인양하자”고 말했다.

▲ 자유 발언에 나선 유가족 오병환씨. ©go발뉴스(강주희)

이날 문화제는 평소와 달리 발언 중심으로 꾸며졌다. 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농성장 천막들은 리모델링을 앞두고 한창 청소 중이었다. 광화문에 농성장이 들어선 지 1년 만이다.  세월호 농성장은 5일부터  희생자 추모 공간으로 새단장된다.

문화제 마지막 발언은 미수습자인 단원고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씨가 맡았다. 노란색 티셔츠에 검은색 모자를 눌러쓴 허씨는 마이크를 잡은 채 잠시 침묵을 지켰다. “제가 웃으니 여러분도 좋지요?”라는 말에 시민들은 박수로 허씨를 격려했다.

허씨는 “아내와 함께 청와대 앞에서 피켓을 들고 날짜를 한 자, 한 자 고치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눈물을 흘릴 수 없는 순간은 청와대에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위로 해줄 때다. 그럴 때는 피켓를 접고 나오고 싶다. 대한민국 땅에서 국민으로 살고 있는 것이 너무 챙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안에는 9명의 가족이 있지만 정부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며 “인양을 발표한 지 6개월이 넘었는데 가장 좋은 시기를 놓치고 445일 동안 9명의 사람을 바다에 가뒀다”고 했다. 발언을 이어가던 허씨는 목이 메였는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발언 말미에는 국민들의 힘을 촉구하기도 했다. 허씨는 “유가족이 되고 싶다는 아내의 소원이 왜이리 이루기 어려운지 모르겠다”며 “9명의 미수습자를 찾고,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가 원하는 진실규명을 해야한다. 국민이 아니면 할 수가 없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 ©go발뉴스(강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