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1회 국회(임시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비상계엄 국면에서 “2차 계엄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홍 전 차장은 “2차 계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는데, 그 근거가 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질의에 “제가 12월6일 11시30분경에 정보위원장실에서 정보위원장과 여야 간사에게 12월3일과 관련한 상황에 대해 상황 설명을 해드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 전 1차장은 “이건 추정이자 판단이지 정보보고에 근거한 부분은 아니지만 정보 관료로서 오랜 경험상 최근에 있는 상황을 판단해보니까. 2차 계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2차 군사개입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정보위원장께 보고 드린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병주 의원은 “왜, 근거가 무엇이냐”고 재차 물었고, 홍 전 차장은 “주관적이라고 말씀하실 수 있겠지만, 첫 번째는 대통령의 의지”라며 “제가 비상계엄 이후에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서의 움직임을 볼 때, 대통령께서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이 해제 되고 김용현 국방부장관을 바로 경질하고 신임 국방부장관을 임명하려는 상황에도 주목했다.

그는 “(김용현 장관을) 경질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은 되는데, 깜짝 놀란 것은 김용현 장관이 경질된 다음에 신임 국방부장관을 추가 임면하기 위해서 노미네이션(지명) 하는데, 제 판단으로는 김용현 장관이 뒤로 물러났지만 영향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구나. 왜? 김용현 장관의 추천에 의해서 후임 국방부장관이 추천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은 지난달 5일 김용현 국방부장관의 면직을 재가하고 신임 국방부 장관에 최병혁 주사우디대사를 지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되자 최 전 대사는 국방부 장관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해 12월10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비상계엄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있는 모습. 왼쪽부터 당시 이진우 수방사령관, 박 총장,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사진제공=뉴시스>

홍장원 전 차장은 또 “(지시 따르지 않았다고) 저는 경질 하지 않았나. 그런데 당시 방첩, 특전, 수방 관련된 부분, 모든 당시 계엄군의 수뇌는 멀쩡했다”고 짚고는 “대통령이 의지를 가지고 있고, (후임) 장관도 김용현 장관의 영향력 안에 있는 사람인데, 계엄 관련된 부분의 군 지휘관들이 모두 다 건재하다고 하면, 언제든지 다시 모빌라이즈(동원)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더구나 제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처음에 국회에 진입할 때는 누구의 지시에 의해서 그랬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상황이 발생하면서 내가 내란죄로 소추당할 수 있는가 하는 위기와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3명의 사령관은 상황에 따라서는 첫 번째와는 달리 훨씬 더 강하게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몇 몇 분한테 이런 의견을 내니까 ‘국회에서 못 봤어? 시민들이 미니까 군인들이 밀리잖아’(이런 반응을 보이더라.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제가 군 출신이다. 군사의 무력이라고 하는 것은, 더구나 군중이라고 하는 것은, 상황에 따라서 크게 변한다. 더구나 첫 번째 국회에 들어가서 그렇게 실패했는데 만약 두 번째 군사가 개입한다면 똑같이 국회에 사람들이 몰려와서 할까요?”라고 반문하고는 “제가 보기에는 군인들이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계엄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려고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