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기업 미쓰비시 중공업이 2차 대전 당시 강제동원 됐던 미군 포로들에게 정식으로 사과를 한다. 강제 노동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대기업의 공식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15일 <AP통신>에 따르면 기무라 히카루 등 미쓰비시 중공업 임직원들은 오는 19일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방문해 징용 피해자인 제임스 머피와 그의 유가족들을 만나 공식 사과한다. 머피는 태평양 전쟁 다시 일본군에게 끌려와 이와테현 하나와 구리광산에서 강제 노역을 했다.

▲ 15일 AP통신은 미쓰비시 중공업이 2차 대전 당시 강제노역에 끌려온 미군 포로에게 공식사과를 한다고 보도했다.(이미지출처=AP기사 화면 캡처)

미쓰비시 간부들은 유가족과 만난 후 웨스트 버지니아주에 있는 웨스버그 박물관을 방문해 숨진 미군 포로들을 추모하고 박물관에 기부할 예정이다.

미쓰비시 측의 이 같은 행보에 AP통신은 ‘영향력 있는 행위’(An important gesture)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유대인 인권단체 ‘사이먼 비젠탈센터’의 아브라함 쿠퍼 부소장은 “일본 기업이 (미군 포로에게) 사과를 하는 것은 처음으로 안다”며 “다른 일본 기업들도 함께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인 강제노역에 대해 미쓰비스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전신인 미쓰비시 광업은 한국인을 무더기로 강제노동에 동원했던 기업이다. 특히 미쓰비시 광업이 운영했던 다카시마·하시마 탄광은 이번 유니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인 강제징용 시설들이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지난 13일 근로정신대 피해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불복해 피해 할머니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