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총파업 대회가 열린 23일, 경찰이 ‘마구잡이’식 노동자 연행에 항의하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를 또다시 연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36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는 이날 “경찰은 이미 해산을 선언하고, 정리집회를 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덮쳤고, 인도에 있던 권 본부장을 표적 연행했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등에 따르면, 권 변호사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다른 노동자들이 연행되는 것에 항의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 권 변호사를 포함 모두 5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 지난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집회에서 경찰들이 참가한 조합원들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이날 민주노총은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를 ‘노동개악’으로 규정, 서울 도심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엔 민주노총 조합원 1만여 명(경찰 추산 5500명)이 참석했다.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이날 145개 중대 1만1600명을 배치한 경찰은 집회를 마친 조합원들이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하자 흥국생명빌딩 앞 도로와 광화문광장 중간 양쪽 도로에 경찰버스 차벽을 설치하고 해산에 나섰다.

특히 경찰은 오후 6시 넘어 집회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상황에서 갑자기 캡사이신 최루액을 뿌리며 시위대를 차도에서 인도로 밀어 올렸고, 인도로 올라온 뒤에도 재차 광화문광장 앞 세종문화회관 계단 위로 거칠게 몰아붙이며 해산을 시도했다.

<한겨레>는 이 과정에서 경찰이 취재기자라는 사실을 거듭 밝힌 김규남 기자의 목을 낚아채 연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다른 기자들의 항의로 현장에서 풀려났지만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에 ‘민변’ 이재화 변호사는 “대한민국의 헌법은 휴지조각이란 말인가?”라고 개탄했다.

한겨레 허재현 기자는 “더 큰 규모의 저항이 있어야 한다”면서 “지금도 헬조선인데 해고마저 자유로와지면 단테의 신곡을 고쳐야 할만큼 끔찍해 질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을 비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24일 낮 12시 경찰청 앞에서 ‘9.23 총파업에 대한 경찰폭력, 인권침해, 무법 난장 규탄 긴급기자 회견’을 갖은 후 경찰청에 항의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