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오후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을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장희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타결에 대해 29일 “미국의 상당한 압력이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한미일간의 군사적‧정치적 삼각동맹이 절실하기 때문”이라며 급히 타결된 배경을 이같이 분석했다.

이 교수는 아시아 패권을 장악하려는 미국은 직접 나서기보다 일본의 역할을 증대시켜 군사 등 여러 측면에서 대리하게 하려 한다며 이를 위해 한미일간 삼각동맹이 군사적‧정치적 측면에서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걸림돌인 ‘한일간 역사전쟁을 빨리 종결시켜라, 한국 정부도 웬만하면 들어줘라’는 미국의 압력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상황과 관련 이 교수는 “국제사회 여론을 매우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UN 상임이사국으로의 진출 야욕이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가장 걸림돌이 위안부 성적 노예 행위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이라며 “미국 하원도, 유럽의 많은 인권단체도 결의했기 때문에 일본이 도덕성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찬홍 “피해당사자 무시하고 미일간 이해관계 맞춰 진행”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도 트위터를 통해 “한일간의 기만적인 위안부 문제 타결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추진하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위해 한일간 첨예한 사안을 가능한 빨리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국제적 역학관계를 짚었다.

그는 “한마디로 피해당사자를 무시하고 미일간의 이해관계에 맞춰 진행된 것이라는 의미”라며 “결국 이번 타결은 일본으로 하여금 한반도내 영향력 확대와 군사진출의 길을 터주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백 운영위원은 “아베노믹스의 기반은 엔저인데, 그게 가능했던 것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성장을 용인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에 일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다”며 “이번 위안부 문제 타결도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압력이 작용한 것”이라고 전례를 짚으며 설명했다.

▲ 위안부 문제, 한-일 정부 합의안이 발표된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정대협 사무실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 합의에 대한 정대협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이용수 (왼쪽)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아울러 이장희 교수는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한마디로 1965년 (박정희 정권의) 한일청구권 협정의 재판”이라며 “핵심이었던, 불법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에 대한 명확한‧명시적인 합의 없이 ‘최종적이다, 불가역적이다’는 결론을 도출하는데 양 정부가 합의했다”고 혹평했다. 그는 “또 피해자와 충분한 상의 없이 했다”며 “졸속으로 합의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7)는 “우리는 돈이 필요 없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공식 사죄와 또 법적 배상인데”라며 “보기가 역겨워서 얼마를 주는지 그것은 원치 않는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또 소녀상 이전 문제에 대해 이 할머니는 “소녀상은 많은 할머니들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건방지게 치워라 마라 옮기라 마라(한다)”며 “말도 안된다. 전적으로 무시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 할머니는 “그걸 어떻게 손을 대나”며 “안 죽으니까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죽인다고 봐야 된다. 죽도록 기도하다가 안 되니까 직접 죽이는 것이다”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