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9-4번 승강장에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김모(19)씨를 추모하는 국화꽃이 놓여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최근 4년동안 서울메트로 지하철 2호선에서만 3번째 스크린도어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안전의 외주화’에 따른 참사라는 비판이 제기 되고 있다. <관련기사 ☞ 또 스크린도어 참변.. “숨진 외주 직원에 책임 떠넘겨선 안 돼”>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트위터를 통해 스크린도어 수리 외주화가 9개월 만에 노동자를 또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지적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업무, 위험업무는 외주화를 금지하자. 그래야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정규직 사내하청 최대 4만명 해고, 산재로 죽고 해고로 또 절벽에 서고. 누구를 위해 대한민국은 존재하는가”라며 “스크린도어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하청 노동자는 열아홉살이었다. 비용절감을 이유로 안전수칙 외면하고 직접고용회피하고, 도대체 대한민국은 누구의 나라인가”라고 거듭 질타했다.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성공회대 김동춘 교수(사회학과)는 31일 페이스북에서 “강남역 여성 살인은 사회적 살인이고, 구의역 청년이 지하철 도어에 끼여 죽은 사건은 ‘기업살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경제성장과 기업 경쟁력의 명분 아래 국가가 소비자 보호나 노동 보호를 후순위로 돌리는 후발국가에서 ‘기업’의 자유는 극대화되고 소비자나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은 하찮은 것으로 취급된다”며 “이것은 일종의 소셜덤핑”이라고 비판했다. 

또 “경제를 위해 기업을 살리고, 기업(주)의 사기를 올려야 한다는 논리로 기업범죄라는 개념 자체를 지워버렸다”며 “민주주의 없는 자본주의는 전쟁보다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역사학자 전우용 씨도 “사회에 내디딘 첫발이 죽음으로 가는 길이었다니.. 인건비 줄이기 위한 하청제도도, ‘잠재적 살인자’라 해야 할 것”이라며 “‘인건비’란 ‘물건값’에 상대되는 말이다. 사람을 ‘건수’로 계산하는 건, 언제든 버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그런가하면 방송문화진흥회 야당 추천 이사인 최강욱 변호사(법무법인 청맥)는 “20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시작된 날. 나도 많은 분들처럼 동그라니 남겨진 컵라면과 숟가락 사진에 목이 메인다”며 이와 함께 팽목항의 새 운동화가 떠오른다고 전했다.

최 변호사는 20대 국회를 향해 “정치라는 건 결국 사람이 함께 잘 살아 보자고 하는 것 아닐까”라며 “국민의 대표들이 절대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와 관련 “지하철 공사의 안전관련 업무의 외주를 근본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31일 오전 구의역에 마련된 정비 직원 추모공간을 찾아 “경영 효율을 이유로 얼마나 많은 청년노동자들이 저임금 비정규직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지, 과연 그 실태를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두려움이 앞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을 찾은 시민이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김모(19)씨를 추모하는 문구를 읽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