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왼쪽) 위원장과 KBS본부 성재호 본부장이 지난 5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길환영 전 KBS사장과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당시 언론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길환영 전 사장은 취임 후 KBS의 보도편성에 개입 했으며 이정현 전 홍보수석은 KBS 보도국장에 전화를 걸어 대통령 관련 뉴스 순서에 대해 지적하는 등 뉴스 편성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청와대의 ‘KBS 세월호 보도 개입’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도 각계 인사들의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MBC 기자 출신 더불어민주당 최명길 의원은 “기자는 책임있는 자리에 갈수록 권력으로부터 더 많은 전화를 받는다”면서 “문제는 지난 30년간 그 전화의 질이 지속적으로 나빠진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양문석 전 방통위 상임위원도 이와 관련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빙산의 밑 둥에서는 오늘도 수많은 압력이 횡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청와대를 비판하고 친박을 비판한 종편의 보수논객들에게 곳곳에서 출연정지처분이 소리 소문없이 자행되고 있다”며 “진보논객보다 보수논객의 입을 틀어막고 있다. 보수논객들의 무리한 청와대와 대통령 찬송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종편에서 이 모양이니 시청률이 10배 높은 KBS는 말하면 뭐 하겠는가. 아예 청와대 대변인으로 자처하는 MBC는 청와대와 논쟁조차 없을 것”이라며 “시키면 시키는대로 ‘까라면 까 주는’ 꼭두각시 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양 전 위원은 “20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구성되었지만 녹취록에 대한 실효성 있는 후속조치를 주도해 제도개선을 이끌 수 있는 가능성은 솔직히 난망하다”면서도 “야당이 똘똘 뭉쳐 언론노조 언론연대 등 시민사회와 함께 하면 박근혜 정부 치하에서도 ‘기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총반격이다”고 덧붙였다.

파문이 확산되자 당시 KBS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건 장본인인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세월호 전화 지나쳤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여론이 비등하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아무리 봐줘도 최하 직권남용죄”라며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 ‘유민아빠’ 김영오 씨도 “(이정현 의원이)사실이란 걸 인정했다”며 “사과가 아닌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MBC 해직언론인 최승호 PD는 “사과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며 “공영방송 보도국장을 일상적으로 겁박한 행위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최 PD는 “통화내용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하필 KBS 뉴스를 봤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박대통령이 이정현 수석에게 ‘KBS를 조치하라’고 지시했다는 얘기”라며 “결국 박대통령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참사 당시 김시곤 보도국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그러니까 KBS 보도본부장이 ‘세월호 사망자, 교통사고 사망자에 비하면 많은 것 아니다’라고 말한 게 대통령의 심기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단 거군요”라며 “이 사람들, 대통령이 무슨 악마인 줄 알았나?”라고 힐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국민이 무력함에 미안해 할 때 대통령 보시기 좋은 뉴스 만들기에 몰두하다니요?”라며 “국민이 있어야 정부도 대통령도 있습니다. 세월호에는 대한민국 국민이 있습니다”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