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미디어몽구 영상 화면캡처>

김주언 전 KBS 이사는 ‘청와대 홍보수석의 KBS 세월호 보도 통제’ 녹취록에 대해 30일 “김시곤 당시 보도국장이 이정현 홍보수석의 전화를 받으면서 휴대전화로 녹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녹취록 공개를 주도한 김 전 이사는 이날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서 “김시곤 전 국장이 세월호 참사 이후에 길환영 사장과 갈등을 빚어 길 사장으로부터 사표를 종용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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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이사는 “그때부터 시작해 김 전 국장이 녹취파일을 갖고 있고 이외에도 ‘김시곤 비망록’ 등 여러 자료를 갖고 있다”며 “당시에도 일부를 폭로했다”고 말했다.

김 전 이사는 “김 전 국장은 그 일로 중징계를 받아 징계무효청구소송이 진행 중이고 그 전에 해임됐던 길환영 전 사장의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증거자료로 제출하려고 준비했던 내용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을 때 김 전 국장이 해당 자료들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녹취록 여부에 대해 김 전 이사는 “녹음된 파일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외에 사장이나 청와대쪽으로 어떤 지시가 있었다는 내용의 비망록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녹취록이 공개돼서 그렇지 은밀하게 사적인 전화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 홍보수석만 아니고 정부 관계자들 모두에 의해서 그런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녹취록에 YTN도 언급된  것에 대해 김 전 이사는 다른 언론사에도 당연히 유사한 압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며 “친분관계 등을 이용해 보도통제를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박근혜정권의 전방위적인 언론 장악과 통제를 주장했다.

관련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정현-김시곤 녹취록’을 공개한 30일 언론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에서 “녹취록을 보니 청와대에서 유가족들의 ‘KBS 보도국장 해임하라’는 요구를 아주 기쁘게 받아들였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2014년 5월8일) 유가족들이 영정을 들고 KBS로 가서 김시곤 보도국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청와대 앞(5월9일)에서 농성을 한 적 있다”며 “결국 청와대에서 만나겠다고 해서 당시 이정현 홍보수석을 만났다”고 당시를 되짚었다.

▲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2014년 5월8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에서 보도국 간부가 밖으로 나올 것을 촉구한 가운데 한 유가족이 희생자 학생 영정을 들고 있다. 이날 오후 3시50분께는 경기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 KBS 보도국 간부들이 찾으면서 유가족들이 격렬히 항의하기도 했다. 들은 KBS 보도국 한 간부가 지난달 부서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격노, 경기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영정을 들고 KBS로 향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유 위원장은 “그때 좀 의아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유가족들이 김시곤 국장의 해임과 길환영 사장의 사과 등을 요구했는데 이정현 홍보수석이 매우 우호적으로 대해줬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에 따르면 이정현 전 수석은 “보도국장이 잘못한 것이고 조취를 취해야 하는데 아무리 청와대라고 해도 공영방송 보도국장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그러나 KBS에 의견은 전달하겠다, 그리고 가능한 한 KBS사장이 직접 가족들에게 와서 사과를 할 수 있도록 내가 노력은 해 보겠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길환영 사장이 청운동까지 와서(9일 오후 3시경) 직접 유가족에게 사과를 하고 김시곤 국장을 해임하겠다고 약속하고 돌아갔다”며 “오늘 녹취록을 보니 그 의미가 해석된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결국 청와대 입장에서 볼 때 김시곤 국장이 순순히 따르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정현 수석이 저렇게 육두문자까지 써가며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마땅치 않아 하며 (전화를) 끊는 것을 보니 우리가 김시곤 국장을 해임하라고 요구한 것이 청와대 입장에서는 아주 기쁘게 받아들일 일이었구나”라고 개탄했다.

그는 “그래서 그간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던 길환영 사장이 청와대의 연락이 가자마자 청운동으로 달려와서 사과하고 보도국장 해임 약속까지 하고 갔구나, 의문이 풀렸다”며 “또 우리를 기만하고 농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 위원장은 “김시곤 전 보도국장과는 애증의 관계”이지만 “오늘 큰 상황에서 두번째 중요한 증언을 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유 위원장은 “정부 인사나 관계자 분들, 정말 이제는 용기 있게 나서달라”며 “입을 열어주시면 특조위 진상조사는 정말 탄력을 받고 낱낱이 밝혀낼 수 있다”고 ‘양심선언’을 호소했다.

▲ 길환영(왼쪽) KBS사장이 2014년 5월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김시곤 KBS보도국장의 발언과 관련 사과 발언을 하고 있다. 김시곤 보도국장은 지난달 말 부서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여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