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22일 임시총회를 열고 영화제의 자율성·독립성 보장을 위한 새로운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시총회 소식을 전하며 “지난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이후 부산영화제에 가해졌던 혹독한 시련 끝에 ‘독립’을 쟁취해냈다”고 자평했다.

김 수석은 부산시의 재정지원으로부터 독립하지 않는 이상 ‘완전한 독립’이라 할 수는 없다면서 그럼에도 ‘독립’을 선언하는 이유에 대해 “이제는 프로그래밍을 비롯 부산영화제 운영의 전반에 대해 부산시의 의지대로 좌지우지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영화제의 독립성을 좌우하는 핵심은 ‘이사회 구성’이라고 전했다. 부산영화제 측에 따르면, 기존 이사회에 영화인의 참여가 배제됐던 것과 달리 이제 임원의 절반을 영화인이 구성한다.

김 수석은 “일각에서 이번 이사회 구성을 보고 ‘개악’이니 ‘독립성을 포기했느니’ 어쩌니 하는 것은 한마디로 ‘사람잡는 선무당의 헛소리’”라며 “이제 부산시가 도저히 건드릴 수 없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미지출처=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 페이스북>

특히 김 수석은 ‘작품 선정의 독립성·자율성 보장하는 내용 신설’ 부분에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작품 선정에 관한 사항은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 중심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고유권한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항이지만 다이빙벨 상영에 관한 부당한 간섭과 탄압 때문에 아예 이를 명문화해 일체의 간섭을 배제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제의 독립을 선언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영화제 1,2 년 안 해도 된다. 나중에 다시 정상화시키면 된다’라는 무책임한 주장이 있었고 지금도 그러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독립성이 보장되는 정관개정을 이루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영화제가 개최되지 못한다면 승리하고도 자멸하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 <사진제공=뉴시스>

김지석 수석은 아울러 “부산영화제가 지향하는 가치를 단 한 순간도 놓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영화인들이 부산영화의 독립성 쟁취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시고, 관객, 시민 여러분들이 지지해 준다면 그 정도 어려움쯤이야 아무 것도 아닐 것”이라며 “부디 여러분들께서 어떠한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부산영화제의 ‘큰불’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개최만 합리화시키려는 개정안일 뿐”이라며 “영화계가 보이콧을 철회한다면 존중하겠지만, 앞으로 정의를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혼자서라도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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