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 앞에서 새누리당 이완영, 김명연 의원 등 재선의원들이 정세균 국회의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정감사 보이콧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29일 현직 정세균 국회의장을 결국 형사고발했다.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국회의원 128명 전원은 이날 정 의장을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고발했다.

또 새누리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가결 절차와 관련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당 소속 의원들의 심의·표결 권한과 회기 연장 의결 참가 권한, 의사일정 변경 협의 권한 등이 침해됐다는 것이다. 당 법률지원단장인 최교일 의원이 직접 헌재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사상 초유의 ‘필리밥스터’에 국회의장 형사고발까지”라며 “의회주의를 무너뜨리려는 반민주적 폭거”라고 맹비난했다.

기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억지 부리기로 일관하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의 집권여당의 모습인가”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못 가리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병우, 미르재단 등 스스로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애꿎은 국회의장을 얽어매겠다는 얕은 발상은 국민들도 다 안다”며 “형사고발을 당장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새누리당이 정치마저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그동안의 권한쟁의 심판사건들에서 헌법재판소는 “국회법 제77조의 협의는 의견수렴절차이므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하고, 심지어는 상대당의 입장이 분명하여 실질적 의미가 없는 경우에는 협의를 거치지 않더라도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장 대변인은 “국회의장의 재량권을 존중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국회의장의 적법한 권한행사라면 형법상 직권남용죄가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새아침’에서 “그동안 여당 편향적 국회 운영에 익숙해서, 중립적인 국회 운영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여소야대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심 대표는 “국회법 77조에도 최종 결정은 의장이 한다고 되어 있고 헌재 판시도 있다”며 “절차 추진 과정에서 새누리당은 국무위원까지 다 동원해 필리버스터를 해서 방해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정치는 실종되고 무인시대가 도래한 것 같은 상황”이라며 “장관 해임결의를 대통령이 거부한 사상초유의 일에 야당이 청와대 앞에 가서 싸워야 할 판”이라고 비난했다.

심 대표는 “지금 상황은 국회를 습관적으로 무시해온 대통령이 자초한 불행”이라며 “새누리당의 행태는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또 새누리당이 의원총회에서 이정현 대표의 국감 복귀요구를 거부한 것에 대해 “대통령의 친위부대가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한 국무위원의 식사시간을 보장해달라며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정회를 요구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방해라며 맞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