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과 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실시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강형주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이 故 백남기 농민 시신에 대한 ‘조건부’ 부검영장과 관련, 조건으로 붙여진 의무 규정을 지키지 못할 경우 영장 집행은 위법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5일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 등을 대상으로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형주 법원장은 “부검 영장에 붙어있는 조건은 압수 절차와 방법에 대한 것으로 일부 기각의 취지로 한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특정한 제한이 들어있기에 그 범위를 벗어나는 영장 집행에 대해서는 기각이라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법원장은 또 “의무규정을 지키지 못한 영장 집행은 위법한 게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질문에 “(의무규정으로)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의 국회 답변을 통하여 ‘조건’을 지키지 않는 영장 집행은 위법임이 확인되었다”고 전했다.

조국 교수는 “이 점이 분명해졌으니 다시 강조할 점이 있다”며 “‘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영장 집행은 위법한 공무수행이므로, 이를 거부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위법한 공무수행을 지시 또는 집행하는 자는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며, 따라서 “이러한 위법한 영장집행으로 획득한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용민 변호사도 “부검영장 효력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법원장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며 “일부 기각의 의미로 봐야하고 수사기관의 자의적 해석이 용납되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론 영장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더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영장신청과 청구에서 수상한 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은 강형주 법원장에 “전례 없이 부검영장에 제한을 둬서 논란이 되고 있다”며 “유족들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강제력이 없어지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강 법원장은 “유족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제한을 한 것으로 이해해달라”며 “영장을 집행하는 수사기관이 유족과 협의해서 적정하게 처리할 것으로 생각한다. 영장 효력 문제는 이 자리에서 법원장이 언급하기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