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의 서명을 바탕으로 재정된 세월호 특별법을 근거로 만들어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특조위원과 조사관 등 기간 연장을 위한 단식에도 불구하고 9월 30일로 강제 종료됐다. 이 모습을 세월호 유가족은 어떻게 볼지 궁금해 고 정동수 군의 아버지 정성욱 416 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을 지난 13일 안산 화랑 유원지에 있는 세월호 분향소에서 만났다.

정 분과장은 정부의 특조위 강제 종료에 대해 “특조위는 내년까지는 끌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40여 분이 계속 나와서 일을 하시지만 과연 그분들이 내년까지 버티실 수 있느냐가 큰 문제”라고 특조위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1년 남짓의 특조위 활동에 대해서 정 분과장은 “판단은 각자 나름이겠지만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중 정도”라면서도 “특조위의 정상적인 조사활동 기간은 몇 개월 되지 않았고 그 와중에 정부의 많은 방해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보를 밝혀냈다는 것을 높게 보고 싶다”고 높이 평가했다.

특조위 재구성 시기와 관련 즉각 하자는 측이 있는가 하면 2018년 새 정부 후에 하자는 주장도 있다. 이에 정 분과장은 “차이점은 있지만 박근혜 정부나 차기 정부 둘 다 세월호로 정치적 부담을 안고 가기 때문에 저희가 원하는 100% 진상규명은 힘들다고 판단한다”고 전제한 뒤 “그래도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기 전에 특조위가 재구성 돼야 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지난 7월말 선수들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진척이 없다. 이에 정 분과장은 “현재 선수에 리프팅 빔 18개 넣은 것 외에 선미에 하나 넣고 나머지 7개를 넣는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암반이 있다거나 퇴적물이 쌓였다고 하며 진행이 느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연되는 것에 대해 “해수부는 선미에 리프팅 빔을 넣어야 하는데 암반이 있어서 못 뚫고 있고 퇴적물이 쌓이다 보니 단단해져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저희가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반박할 수 있는 건 없어요. 그러나 해수부 말을 100% 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정성욱 416 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 ⓒ 이영광 기자

다음은 정성욱 인양분과장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1년여 특조위 활동, 중간 정도로 평가…정부 방해로 아쉬워”

-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해 결국 9월 30일로 세월호 특조위가 종료되었어요. 어떻게 보세요?

“특조위가 9월 30일로 종료됐다는 건 정부 얘기고 이석태 위원장이 활동하겠다고 하여 특조위는 아직 활동을 하고 있어요. 법제처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위원회가 구성을 마친 날’에 따라 특조위의 활동 기간은 내년 2월까지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특조위 활동 기간을 ‘특별법 시행일’인 2015년 1월 1일로 판단해서 종료일을 2016년 6월 30일로 끝냈고 나머지 석 달은 보고서 작성 기간이라 하여 9월 30일에 종료되는 거로 나오고 있어요.

그렇게 보면 특조위와 정부는 서로 다르게 법률해석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특조위는 내년까지는 끌고 가겠다는 아직 40여 분이 계속 나와서 일을 하세요. 물론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은 없지만 나름대로 지금까지 조사한 걸 검토하는 등 출근을 계속하시고 있고 2주에 한 번씩 전원 회의가 열리고 있고 특조위의 활동은 계속 꾸려져 가고 있어요. 그러나 과연 그분들이 내년까지 버티실 수 있느냐가 큰 문제이지만 아직은 특별한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어요.”

- 1년 남짓의 특조위 활동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특조위 1년 활동에 대한 평가를 상, 중, 하로 나눈다면, 판단은 각자 나름이겠지만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중 정도에요. 특조위가 많은 조사를 통해서 의혹을 제기하고, 청문회에서도 정부 발표에 대한 반박을 통하여 항적도가 잘못된 것, 교신 내용의 누락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밝혀냈지만, 정부의 방해로 인해서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점에서 아쉬움이 있던 것이죠.

아시다시피 2015년 1월 1일부터 특별법이 시행되었지만 정작 특조위가 본격적인 조사 활동을 시작한 것은 위원회 구성이 마친 2015년 8월 4일부터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시점에서 보면 특조위의 정상적인 조사활동 기간은 몇 개월 되지 않았고 그 와중에 정부의 많은 방해에도 불구하고 많은 정보를 밝혀냈다는 것을 높게 보고 싶어요.”

- 아쉬운 점은 뭐죠?

“특조위 조사관들을 채용할 때 대체로 공무원 위주로 조사관들을 채용하다 보니 공무원적인 스타일이 나타났었죠. 어떤 사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면 자료요청만 진행시켜 놓고 자료를 제공해 주지 않으면 찾아가는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것 그것이 아쉬웠던 점이었죠.”

▲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소속 조사관 공무원보수지급청구 소송대리인단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국가상대 공무원 지위확인 및 임금 청구 소장 접수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특별법에 따른 세월호 특조위의 조사활동기간이 아직 남아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소송을 낸다"며 "세월호 특조위의 제대로 된 조사활동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일방적이고 위법한 통보로 활동을 종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치적 부담 때문에 어느 정권되든 100% 진상규명 힘들 듯”

- 아직도 특조위가 밝혀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특별법을 재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요. 시기의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지금 법을 재정해야 할까요. 아니면 2018년 차기 정부가 들어서고 해야 할까요?

“박근혜 정부에서 특조위를 재구성한다 해도 진상규명을 100%로 장담하지 못하잖아요. 마찬가지로 다음 정권을 누가 잡을지는 모르지만, 새누리당이 잡게 되면 똑같이 반복되는 것이고, 야당이 잡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약간 더 발전은 있겠지요.

위와 같이 둘의 차이점은 있지만 박근혜 정부나 차기 정부 둘 다 세월호로 정치적 부담을 안고 가기 때문에 저희가 원하는 100% 진상규명은 힘들다고 판단해요. 2014년 사고 났을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었어요. 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특별법을 제정하고, 세월호 활동함에 있어 밀어붙이고 여러 가지 의견을 피력했어야 했는데 무능력하게 새누리당에 밀려버려 저희가 당시 요구했던 것은 전혀 관철되지 않았어요.

또, 결국에 세월호가 올라와서 진상규명이 되고, 그 잘못이 해수부의 잘못이라고 치면, 해수부 장관부터 시작해서 해수부 내의 모든 부서 등 세월호에 관련된 국회의원, 장관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엮일 수밖에 없지요. 그러다 보니 서로 간에 100%의 신뢰가 가지 않고 밝히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차기 정권에서 누가 정권을 가지게 되든지 간에 세월호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안고 간다고 판단하는 거예요.”

- 그럼 시기는 의미 없다고 보세요?

“아니요. 의미 없다고 보진 않아요. 하지만 언제 하느냐가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 박근혜 정부에서 밝힐 수는 없고 차기 정부로 넘어간다면 그나마 낫다는 얘기를 서두에서 했어요. 세월호 사건을 100으로 놓고 진상규명조사에 대해 살펴본다면 박근혜 정부 하에서는 30% 정도이지만 차기 정부가 야당이라면 50%를 봐요. 그러나 세월호로 인한 정치적 이슈가 여야 둘 다 너무 많고 얽힌 게 많기에 100% 진상규명은 힘들 것이라 보고 있죠.”

“선체 인양되기 전에 특조위 재구성돼야”

- 그럼 특조위 재구성은 언제 해야 하죠?

“사실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기 전에 특조위가 재구성 돼야 되는 게 맞지요. 상하이 샐비지가 12월 말까지 계약되어 있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올리게 되거나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돼서 들어 올리는 것으로 된다면 특조위가 있어야 선체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기에 특조위가 선체인양 되기 전까지 필요해요.”

- 당초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9월 말까지 세월호 육상 거치가 가능하다고 했어요. 7월 하순 선수들기가 성공해서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10월 현재 인양이 이뤄지지 않았어요. 현재 인양은 어떤 상황인가요?

“현재 선수에 리프팅 빔 18개 넣은 것 외에 선미에 하나 넣고 나머지 7개를 넣는 작업인데 7개를 넣는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암반이 있다거나 퇴적물이 쌓였다고 하며 진행이 느려지는 상황이에요.”

- 7월 말에 선수들기가 성공했잖아요. 그 후 진척이 없는 것 같은데 왜 지연되고 있을까요?

“선수들기 성공하고 선미에 리프팅 빔 26번 하나는 넣었어요. 해수부 말로는 선미에 리프팅 빔을 넣어야 하는데 암반이 있어서 못 뚫고 있고 퇴적물이 쌓이다 보니 단단해져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 해수부 주장이에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반박할 수 있는 건 없어요. 그러나 해수부 말을 100% 믿지는 않아요, 50% 정도 믿죠.”

- 연내 인양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던데 정부가 시간 끌기를 하며 인양을 아예 안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

“저로서도 인양할지 안 할지 판단하기 힘들어요. 정부는 7월 말에서 9월 말, 10월 말로 계속 미루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디 구체적인 판단은 어렵지만 12월 말까지 상하이 샐비지가 계약 기간이니까 그 기간을 지켜보는 것도 있고 만약에 지금 선체인양 진행 과정인 선미에 리프팅 빔을 넣고 있는 것이 10월 안으로 된다면 인양에 대한 가능성은 조금 있어요.

그러나 10월이 넘어가면 제가 판단하기에 인양 가능성은 10% 미만이에요. 왜냐면 리프팅 빔을 다 넣고도 작업 여건이 2달 정도 필요하고, 그걸 11월에 하게 된다면 겨울 바다라는 것이 걸리기도 하고 제 판단으로는 11월까지 선미에 리프팅 빔을 넣는 작업을 한다면 올해는 힘들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에요.”

▲ 장기욱 세월호선체인양단 인양추진과장이 8월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기자실에서 세월호 인양 후 선체 내 미수습자 수습과 잔존물 반출, 분류, 보관, 처리하는 작업인 선체 정리작업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세월호가 눕혀진 상태에서 객실 구역을 분리한 후 바로세워 작업하는 방식(객실 직립방식)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진제공=뉴시스>

- 앞서 상하이 샐비지 계약이 12월에 끝난다고 하셨잖아요. 만약 계약이 끝날 경우 어떻게 되는 거죠?

“모르겠어요. 해수부 장관이 국감에서 12월 말까지 계약 기간인데 만약 그때까지 인양을 못 하면 연장할 수 있냐는 질의에 해수부 장관이 그 당시 뭐라고 대답했냐면 ‘계약은 연장할 수 있다’라고 했어요. 그건 올해가 아니라 내년까지 갈 수도 있다는 말로 들릴 수도 있죠.”

- 선체인양이 해를 넘기면 상황이 더 안 좋을 거란 생각도 들어요. 왜냐하면, 내년에 대선이 있잖아요. 그럼 인양했을 때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불리할 테니 세월호를 덮으려고 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반대로 생각할 수 있죠. 정치적인 면은 잘 모르겠지만 3주기에 맞춰서 인양된다면 새누리당이 공감대를 얻는 여건으로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새누리당은 여론을 끌기 위해 ‘이만큼 노력해서 인양했다’라고 언론조작을 통해 인양을 제때 못했다고 생각해 숨기기보다는 오히려 이만큼의 노력을 통해서 인양을 성공시켰다로 조작이 가능해요.

그래서 세월호는 차기 대선 중점에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사건이 된다고 판단이 되어요. 어떻게 보면 인양을 늦추는 이유가 새누리당을 위한 하나의 변수도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는 거예요.

물론 이게 새누리당에 유리할지 불리할지 판단할 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세월호가 올라오면 저울질이 많이 될 거예요. 어디에 유리할지 불리할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국회의원들은 정치적으로 잘 이용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추가된 것이 국정원, 언론, 청와대거든요. 이 삼박자가 잘 맞으면 세월호를 가지고 얼마든지 정치적 태세를 바꿀 수가 있어요. 그래서 이건 아무도 장담 못 하는 거예요.”

- 한동안 뜸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세월호 관련 막말이 나오고 있는데.

“저희가 그런 막말 한 두 번 듣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무시해요. 물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화는 나지만 그걸 가지고 열 내고 그들과 싸워서 뭐 할 거예요. 그들이 저희 말을 들어주지도, 만나주지도 않잖아요. 그냥 박근혜 정부가 1년밖에 남지 않아 발악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해서 넘기는 게 그나마 좀 낫다고 판단하는 거죠.”

“미수습자뿐 아니라 아이들 신체 일부가 배안에 있다”

▲ 백남기 농민 대책위원회가 10월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故 백남기 농민 사망 진단서 관련 '종로경찰서 협의'에 대한 유가족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현재 지난해 민중 총궐기 대회에서 물대포에 맞아 10개월 사경을 헤매시다 돌아가신 고 백남기 씨 사건이 이슈잖아요. 세월호와 백남기 씨 사건이 같다고 보는 사람도 있는데.

“둘은 같은 맥락을 가진 사건이라고 보시면 되요. 백남기 씨의 경우 백남기 씨를 향해 직격으로 물대포를 쏴서 쓰러트렸고 위험에 처해있는 백남기 씨를 모시러 가는 시민에게도 물대포는 끊이지 않았거든요. 그건 죽이려고 작정하고 쏜 것이거든요. 세월호도 마찬가지예요. 충분히 구할 시간이 있는데 구조를 안 했어요.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가 국민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똑같은 선상이라고 봐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솔직히 세월호가 언제 인양될지는 모르겠어요.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고 인양을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세월호에는 국민이 알고 계신 미수습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희생 학생들의 유품과 신체 일부가 아직 배 안에 있어요.

지금까지 저희가 배를 인양하는 목적이 진상규명과 미수습자 수습으로만 얘기했었어요. 그러나 사고 당시 아이들이 옷을 입고 있다 보니 몸에 큰 상처는 없지만 주로 얼굴, 손, 발 등 신체 일부가 못 올라온 아이들이 있어요. 그래서 해수부에서 선체를 절단한다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거예요.

미수습자를 찾는 것, 진상규명을 하는 것, 아이들의 신체 일부를 찾는 것 모두 중요한 일입니다. 정부는 이를 무시하지 않고 선체인양에 힘을 써야 하고, 국민 여러분도 온전한 선체인양을 하고자 하는 이유 3가지를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