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주째 5%에 머물다 결국 4%로 내려앉았다. 보수적 조사결과로 유명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이다. 정치권 일각의 ‘샤이 박근혜’ 주장도 무색하게 됐다.

25일 한국갤럽이 22~24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직무를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였다. 3주 연속 5%에 머물다 나타난 수치이다. 부정평가는 93%로 지난주보다 3%p나 더 올랐다. 의견 유보는 4%였다. 전문가들은 5%는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수치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 지지율을 세대별로 보면 20대, 30대는 0%였고, 40대 4%, 50대 6%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은 전주와 동일한 9%였다.

지역별로는 서울 4%, 인천·경기 2%, 강원 0%, 대전·세종·충청 7%, 광주·전라 1%, 대구·경북 3%, 부산·울산·경남 5%, 제주 0%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율도 3%p 하락해 12%를 기록, 창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무렵인 18%보다 6%p나 낮은 수치다. 정당 순위도 더불어민주당 뿐 아니라 국민의당에도 뒤쳐진 3위로 나앉았다.

새누리당 지지도의 하락폭은 대구·경북 지역과 60대 이상 연령대에서 가장 컸다. 대구·경북에서 올해 2월 62% → 5월 47% → 10월 46% → 11월 27%로 폭락했다. 60대 이상에서는 2월 65% → 5월 55% → 10월 55% → 11월 31%의 수치로 빠져나갔다.

반면 민주당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인 34%를 기록했고 국민의당도 전주대비 1%p 상승한 16%로 나타났다. 정의당도 전주대비 1%p 올라 7%를 기록, 새누리당에서 빠진 지지율이 야당쪽에 골고루 흡수됐다. 유보는 30%였다.

앞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박 대통령의 최악의 지지율에 대해 “지금은 사안이 터져서 그렇지 앞으로는 대통령의 노력에 따라서 회복될 수 있는 지지율”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에서도 “여론조사 무응답층도 ‘샤이 박근혜’다”며 ‘샤이 박근혜 지지층’을 주장했다.

‘샤이 박근혜 지지층’은 ‘샤이 트럼프’ 현상을 빗댄 개념으로 숨어 있는 지지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심과 동떨어진 자의적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JTBC에서 “대통령을 엄호하거나 보호해줄 수 있을 만한 근거를 찾을 수가 없는 게이트”라며 “‘샤이 박근혜’보다는 ‘셰임(shame) 박근혜’, 면목이 없는, 창피한 이런 현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썰전’에서 “이번 사건은 성격이 다르다”며 “특정 행위가 문제가 있어서 바로잡기 위해 대중들이 투쟁을 나섰다면 그걸 고치면 되는데 이번은 대통령의 존재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2~24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율은 25%,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