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요양급여 부정수급’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대가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에게 2022년 3월9일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조은희 공천은 윤(석열) 장모 무죄 성공보수? 서초갑 경선에 명태균 관여 확인’이라는 제목의 정리 글과 함께 녹음파일 5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명씨는 2022년 2월8일 오후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인 강혜경 씨와의 통화에서 “(경선에서 조 의원이) 과반이 안 넘을 테니 결선투표에 갈 것 같다”며 “설문지에 조은희와 이혜훈 1대1 결선 문항을 추가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강씨가 책임당원 명부의 출처, 비용 입금 증빙 문제 등을 언급하자 명씨는 책임당원 명부 출처는 후보자라며 “(비용 증빙은) 문제 되면 다시 만들면 된다”고 했다.

같은 날 밤 통화에선 “당에서 전화가 와서 ‘여론조사를 돌리냐’, 나중에 문제가 된다고 전화가 왔다”며 “오늘 (조사한) 것만 정리하면 된다”고 했다. 강씨는 이튿날 오전 통화에서 명씨에게 “로(원본) 데이터를 텔레그램으로 드렸다”고 보고했다.

민주당은 이틀 동안 세 차례에 걸친 두 사람의 통화 녹음이 “명씨가 당시 경선 때 ‘조은희를 위한 조사’를 맡은 정황”이라며 “조 의원이 명씨에게 당원명부를 불법 유출해 불법 조사를 의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 조은희 국민의힘 간사가 지난달 23일 오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제주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민주당은 특히 조은희 의원과 명태균 씨의 연결고리로 조 의원의 남편인 남영찬 변호사를 지목했다. 남영찬 변호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 변호를 맡아 무죄를 끌어낸 바 있다는 것을 거론하며, 조 의원이 결선 없이 바로 공천이 확정된 게 “‘윤 대통령 장모 무죄’ 성공 보수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은순 씨는 2021년 7월2일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최씨는 항소하면서 같은 해 9월24일에 조은희 의원의 남편이 대표인 법무법인 클라스에 변호를 맡겼고, 2022년 1월25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조 의원 공천은 2월11일 확정됐다.

민주당은 “서초갑 출마 과정에서 명태균이 중요한 역할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조 의원의 남편인 남영찬 변호사가 최은순 2심에 관여하는 과정에서 명태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조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한마디로 허무맹랑한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 모친 관련 제 남편인 남영찬 변호사가 법무법인 클라스의 공동대표 중 1인이었던 것은 맞으나, 최은순 2심 재판은 클라스 소속의 다른 변호사가 독자적으로 수임·변호했다”며 “남편은 그 사건의 수임이나 변호에 관여한 적이 전혀 없고, 명태균 사장이 그 사건 수임에 역할을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관련해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25일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남편이 수임한 건 아니라는 게 조은희 의원의 지금 입장인데, ‘남편이 대표로 있는’ 그 법무법인이 수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특히 “조은희 후보의 서초갑 도전을 (당에서) 매우 부담스러워했던 것을 알 수 있다”며 “그런데 장모가 무죄가 나자마자 경선 후보로 포함시켜줬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굿모닝충청 타임라인에 따르면, 조 의원은 2021년 10월29일 서초구청장에서 사퇴했다. 그러나 11월8일 서초갑 조직위원장엔 전희경 전 의원이 선출됐고, 조은희 전 구청장은 배제됐다.

이후 2022년 1월13일 전희경 전 의원이 서울 서초갑 당협위원장에 선임됐고, 25일에 최은순 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월7일 국민의힘 공관위는 서초갑 예비후보에 조은희 의원을 포함한 5명의 경선을 발표했다. 그리고 2월8일 명태균 씨가 서초갑 책임당원 명부로 불법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10일에 경선이 실시돼 11일 조은희 후보가 공천 확정됐다.

진행자인 김어준 씨가 “무죄 열흘 후 조은희 의원이 분명히 처음에는 배제됐던 거기에 다시 경선 신청해서 받아들여졌고 거기서 결선 갈 줄 알았더니 한꺼번에, 결선 없이 끝나버렸다”고 되짚자, 노종면 의원은 “1차에서 끝나버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