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뉴스룸은 지난 10월 26일 최순실 씨가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 PC에 담긴 최 씨의 셀카를 공개했다. <사진=JTBC 캡쳐>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증거물인 태블릿PC의 위치정보가 최순실씨의 동선과 상당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순실 의혹’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태블릿PC를 대상으로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을 벌인 결과 기기 속에 저장된 위치 정보가 실제 최씨의 동선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이 최씨의 항공권 구입‧출입국 내역 등을 대조해본 결과 2012년 최씨는 독일과 제주도 등지를 오갔고 태블릿PC도 같은 장소에 있었다.

최씨는 당시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 준비와 사업 목적 등으로 독일을 오갖고 조카 장시호씨가 살던 제주도에도 자주 갔는데 태블릿PC 속 위치정보와 일치했다는 것이다.

또 검찰은 태블릿PC 속에 담겨 있는 최씨의 ‘셀카’로 보이는 사진 여러 장과 관련 2016년 6월 가족 식사 모임이 진행된 서울 강남의 중식당도 확인했다.

태블릿PC에는 베트남에서 유치원을 하는 최씨의 조카 장승호씨 등 친인척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다수 있다.

검찰은 당시 모임 참석자 일부도 소환해 최씨가 직접 태블릿PC로 사진을 찍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순실씨측은 여전히 자신은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른다며 자신의 PC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어마어마한 추궁과 압박 수사를 했지만 최씨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얘기하고 있다”며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는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최씨는 태블릿PC 같은 것을 사용 못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차은택씨도 “고씨 말대로 (최씨는)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 최순실씨의 핵심측근 고영태씨(좌)와 차은택씨(우) ⓒ go발뉴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사진은 찍을 줄 알아도 계정을 하거나 메일을 여는 것은 못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자신과 최씨가 ‘카톡(카카오톡)’을 주고 받는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용 그룹 채팅 프로그램으로 메신저 서비스로 전화번호만 등록하면 그룹 또는 1대1로 문자, 사진, 동영상, 연락처, URL 링크 같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고 전 이사는 언론사에 자신이 태블릿PC의 위치를 알려줬다는 의혹에 대해 “나와 무관하다”면서 “태블릿 PC를 습득한 JTBC 기자가 나와서 명확히 설명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JTBC의 입수 경위를 정확히 하기 위해 손석희 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경위를 확인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다음날 친박핵심 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JTBC의 태블릿PC 입수 경위와 관련한 증인을 다음 청문회에 요청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손석희 보도국 사장이 진행하는 ‘뉴스룸’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8일 방송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입수 경위와 취재 과정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뉴스룸’은 “대통령 탄핵안 표결 앞에서 최순실 국정개입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특별취재팀 기자들이 출연해 전하겠다”고 말했다.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 최고위원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실에서 최고위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